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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의 영원한 별, 우리 예쁜 홍시 (2016.7.18~2017.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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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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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중성화수술 시키고 급성폐렴 왔다고 글썼는데, 입원시키고 바로 다음날 아침 아홉시에 애기 병문안을 갔어.

근데 애 코랑 입술이 이미 보라색이고 너무 힘들어하는거야. 쉬도 지렸는데 제대로 처리가 안돼서 바닥이 미끄럽고.

애기가 나 보자마자 나오려고 하길래 나오지 말라고 잡아주다가 버둥거리는거 안아주고 이마에 뽀뽀해주면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했어.

그러고 다시 케이지에 넣었는데 케이지에 넣자마자 애가 발작을 시작했어. 온몸이 뻣뻣해지고 버둥거리고 입을 못다물고. 그러더니 숨을 안쉬고.

그제서야 간호사랑 의사가 애 수술실로 데려갔는데, 들어간지 얼마 안되어서 나오는거야. 벌써 나오면 안되는데, 그럴리가 없는데.

그러더니 나한테 수술실 들어가자고 하는데 너무 들어가기 싫었어.

들어가자마자 애기가 흥분상태와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애기가 눈도 못감고 이렇게 살아있는것 같은데, 아직 따뜻한데.

차트 보면서 설명해주는데 귀에 하나도 안들어오고 지금 눈앞에서 누워있는 우리 홍시 지금이라도 어떻게 하면 살아나지 않을까 싶어서 팔다리를 열심히 주물렀어.

근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

애기 집에 데려가겠다니까 배변패드로 애기 감싸주는데 너무 꽁꽁 묶어서 그 순간에도 나는 홍시 답답하겠다 이 생각밖에 안들었어. 안는것도 안좋아하는 앤데...

장례 따로 치르겠다고 하니까 거기서 장례식장 번호랑 주소 써주더라. 근데 그것도 알고보니까 다른데에 비해서 돈 비싸게 받아먹는데였고, 소개비도 따로 받는 모양이었어...그때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고 경황이 없어서 평소에 홍시 아껴주던 이모 올때까지 기다리다가 같이 장례 치르러 갔어.

홍시 처음에 데리러 간 날이랑 똑같이 입고 갔어. 낯선 곳 가는데 무서워할까봐.

가서 수의랑 관이랑 꽃장식은 고급으로 할건지, 일반으로 할건지 이런걸 고르라고 하는데. 그냥 너무 피곤했어. 나는 애 떠난것도 지금 모르겠는데, 이런것까지 내가 결정해야 하나. 홍시는 이제 없는데 고급이건 일반이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어쨌든 염하고 수의 입히고 꽃장식까지 하고 화장 기다리는동안 홍시한테 편지 써서 쪽지들 붙어있는 벽에 붙이라고 했는데, 홍시가 평소에 높은 곳 잘 못올라가고 그래서 잘 보라고 낮은 곳에 붙여줬어. 우리 애기 키도 크니까 일어서면 잘 보일 높이에.

살아있을땐 그렇게 커서 관도 중대형짜리로 했는데, 화장하고 나오니까 너무 작고 가볍더라. 그래서 더 믿어지지 않았어. 홍시가 어디 다른데 숨어있다가 평소처럼 왁 하고 놀래킬것같고...

애기 데리고 와서 평소에 제일 예쁘게 잘 어울리던 목걸이를 유골함에 둘러줬어. 유골함 3년까지 보관 가능하다는데, 그만큼 시간이 흐르고 내가 좀 괜찮아지면 보내줄거야.

노래방 천장에서 형제들이랑 같이 구조되어서 내가 우리 홍시 생일을 잘 몰라.

데리고 오던 그 날에 한 40일쯤 되었다길래 나랑 애인이랑 멋대로 정한 생일이 바로 내일이네. 어쩌면 홍시 무지개다리 건넌 그 날이 진짜 생일이었을지도 몰라.

생일선물로 캣타워를 해줄까 배터지게 간식파티를 해줄까 고민했었는데, 예쁜 꽃관밖에 엄마가 해줄게 없어서 너무 미안해..

아침에 눈뜨면 홍시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 심장이 아주 얇은 종이상자로 되어있어서 금방이라도 찌그러지고 찢어질것 같은 기분이야.

오늘 아침에 출근준비 하는데 아래층에서 멍멍이가 짖는거야. 근데 그게 너무 부러워서 울었어. 세수하다가도 울고 티비보다가도 문득문득 울어. 오늘 출근하다가도 버스에서 눈물터져서 혼났어. 유골함 집에 데려와서 항상 집에 있는데도 집에 없으니까 그게 인정이 안돼. 잠들기 전에 인사하고 일어나서 인사하고 그냥 생각나면 가서 쓰다듬어주는데 홍시는 아무 말도 안하고 골골송도 안불러주고 잘때 와서 꾹꾹이도 안해줘.

1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홍시랑 있으면서 정말 행복했어. 근데 홍시는 나랑 있어서 행복했을지 모르겠어.

매일 매일을 자책해. 그때 안그랬다면, 그때 그렇게 안하고 이렇게 했다면, 아니 애초에 홍시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달라졌을까.

애기가 눈도 못감고 입도 못다물고 그렇게 가버려서 계속 눈 감겨주고 하려고 했는데 고집스럽게 안감더니 장례식장 도착하고 염하려고 보니까 예쁘게 눈감고 입 앙다물었더라. 꼭 자는것 같았어. 홍시 보내고 돌아오니 비가 그치고 해가 떴는데, 그게 하늘에 잘 도착했다고 인사한거면 좋겠다.

모르겠어. 너무 힘들어. 마음아픈게 나아지지 않아서 힘든데, 이게 나아지면 나는 더 아플것 같아.

우리 애기 살아있을 때 많이 예뻐해준 덬들, 그리고 아플때 괜찮을거라고 같이 기도해준 덬들 고마워.

그동안 홍시 사진 찍은거 마지막으로 올릴게. 예쁘게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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