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반차를 냈어. 내가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갈려고.
병원에 가기전에 길냥이들 밥주러 갔는데
내가 밥주는 그 장소에 내가 얼룩이 언니라고 불렀던 고양이의 새끼중 한마리가
비에 홀딱 젖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누워있었어.
얼른 안아 들었더니 눈을 떠서 나를 쳐다보면서 야옹하면서 아는척을 하더라고.
얼굴을 봤는데 코랑 입에 피범벅이고 계속 피가 나서 안아든 내 품에 피를 흘렸어.
나는 계속 만져주면서 괜찮을거야를 말하면서 콜택시를 불렀어.
밥주는 장소가 외진곳이다보니 택시가 오는데 오래걸렸어.
나는 내 겉옷에 쌓여서 안겨있는 애기를 계속 만져줄수밖에 없었어.
내가 만져주니까 애기는 스르륵 눈을 감았어. 내가 만져주는게 좋았나봐.
도착한 택시를 탔는데 바들바들 떨었어.
에어컨때문에 추운가해서 살짝 끌어안고 만져주면서 괜찮을거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어.
오늘따라 왜이렇게 신호에 걸리는건지...
약 30분을 달려서 동물병원에 도착했는데 의사쌤이 보더니 한숨을 푹 쉬시더라구.
의사쌤이 안아드니까 그 힘없는 애가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더라고.
나는 그때도 괜찮아라는 말밖에 할수밖에 없었어.
의사쌤이 내 겉옷에 묻은 피, 내 티셔츠에 묻은 피와 애기가 조금씩 숨 쉴때마다 내뿜는 피를 보시더니
치료를 하기엔 너무 늦은것같다고...
교통 사고를 당해서 내상이 굉장히 심해보이고 밤새 비도 맞아 홀딱 젖은 상태인데다가...
지금 살짝살짝 발작을 하고있다고... 안되겠다고 하셨어. 모든 치료가 의미가 없다고... 그러셨어.
일단은 알았다고하고 병원 의자에 애기를 안고 계속 만져줬어.
애기는 계속 나를 쳐다봤어. 나는 눈물만 났어. 내 옷은 애기 피로 조금씩 더 젖어들고있었어.
한참을 거기에 그렇게 앉아서 울면서 있었어.
의사쌤이 다시 나를 불렀어.
고통스럽지않게 보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셨어.
그리고 나도 알았다고 했어.
애기는 내 품에 안겨서 고양이 별로 갔어.
아직 이름도 못 붙여줬는데...
처음엔 내가 밥주러 갈때마다 내가 좋으면서도 무서워서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지 않던 너.
하지만 내가 오뎅꼬치를 들면 눈이 반짝이면서 내 곁에 바싹 붙어있던 너.
밥 먹을때 아 맛있다! 맛있다!하면서 냐오오옹 소리내면서 먹던 너.
뒷통수 만져주면 그렇게나 좋아했던 너.
애기야~ 라고 부르면 대답하던 너.
내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어제 딱 하루 못갔는데...
내가 어제 갔었으면 너는 고양이 별로 안갈수있었을텐데...
애기야 너무너무 미안해. 언니가 너무너무 미안해.
고양이 별에서는 아프지말고 맛있는거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
나중에 언니랑 만나자.
그때는 내가 이름도 지어주고 더 많이 예뻐해주고 사랑한다 말해줄께.
너를 고양이 별로 보내고서야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서 미안해.
정말 너무 미안해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