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라고 하면 그냥 가끔 친구가 보자고 하면 보는 정도야...
이번에도 친구가 표를 싸게 끊어서 가자고 해서 예당 3층 2열에서 보게 됐음.
예당 콘서트홀 3층은 소리도 시야도 진짜 쓰레기같은데 오페라하우스는 기대 이상이더라. 가끔 저렴한 표로 봐야 할 때 갈 만한 것 같아..
나는 박강현/정성화/민경아/신영숙 캐스팅으로 봤고
막 오르자마자 무대 장치가 진짜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0-
우와아아아아아아아-0-
무대 진짜 멋있었어
내가 지금까지 본 각종 대형 뮤지컬 중에서도 단연 최고인 것 같아
그리고 넘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뽕찰 때 뽕차게 만들더라. 뭔가 엄청 귀에 잘 들어오는데 혹시 요즘 가요처럼 뮤지컬 넘버도 공식 같은 거 있는 거야?
좋긴 좋은데 막 작품성있고 특이하다기보다는 되게 익숙하고 모범생 같은 아 뭔가 잘 표현을 못하겠는데 그런 느낌이었어
그리고 숨겨진 조연 바이올리스트인가요? 계속 무대 한쪽에서 분위기 잡아주는데 되게 좋더라...
서사는 사실 기대를 안 했어
내가 뮤지컬이란 장르랑 잘 안 맞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뮤지컬을 보고 나서 서사가 되게 자연스럽다거나 설득력이 높다고 느낀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뮤지컬은 그냥 그 장면장면과 거기서의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편인데
이번에도.... 원작은 읽진 않았지만 빅토르 위고가 썼으면 또 얼마나 방대하고 설명충스러웠겠어. 근데 그걸 뮤지컬로 표현하려다 보니 뚝뚝 끊기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 생각은 했고.
그럼에도 이번에 조금 혼란스러웠던 건 그윈플렌이 데아나 루시아나에 대한 감정 부분이야.
그윈플렌이 데아를 사랑한건가? 데아에게 너 하나뿐이라고 하는데 그냥 동생처럼 여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극중에선 그윈플렌이 공작부인을 계속 피해다니고 둘이 환락을 제대로 즐긴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영감(우르수스?)한테 가서는 자기 길을 찾겠다 이런 소릴 하지;;;;
공작부인은 진정한 사랑 아니고 그냥 욕망 vs. 데아와는 순수한 사랑 뭔가 진정한 삶의 가치
이런 대립항을 만드려고 했던 것 같긴 한데 둘 중 어느 한쪽이라도 좀 감정선이 제대로 느껴지고 설득됐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
같이 본 친구 말로는 웃남 두고 그 사회의 모순을 그리다 말았다면서 주제의식이 불분명하다고 하던데
내가 원래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바는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그냥 그러려니 함.
어느 정도의 느낌이냐면
미국 히어로물 보면 액션 위주이지만 과연 무엇이 악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양념처럼 들어가 있잖아?
딱 고정도 느낌 ㅋㅋㅋㅋ
내가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하지만 무대에서 돈 많이 들인 티 나서 보는 재미는 상당했음
커튼콜 하고 나서 마지막에 셋이 달 보면서 사라질 땐 좀 오그라들더라 과했음ㅋㅋㅋㅋㅋㅋ
데아가 나올 때마다 가끔 오그라들던데 개취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건 따로 안썼어....
어떻게 끝내야되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