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음. 굳이 따지자면 대본보다 연기가 더 좋았긴함. 감독 데뷔작이라 다음 차기작이 궁금하던데 아직 아무 작품도 못찍으셨더라... 첫 작품이 엄청나다 보니 두번째가 어려운건지 모르겠지만 5년 정도 준비하던 통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결국 제작무산되었다는 기사글 발견함 ㅜㅜ 인터뷰에 액션물 찍고 싶다고 하시던데 빨리 다른 작품에서 만나보고 싶었어. 주연 배우들 모두 간간히 스크린관이나 브라운관에서 볼수있는 만큼 감독님 소식도 듣고 싶다. 아래는 영화 보고 내가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글 긁어옴 덬들을 이영화 감상이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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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란 캐릭터가 되게. . 뭐랄까 학창시절에 한 두명 정도 충분히 마주칠만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훈이 연기를 졸ㄹ라 잘해서 더 그렇게 보인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가정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까 친구 관계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거.
사실 줄거리는 뭐 ㅋ 글로 풀어 쓰면 존나 얘네 뭐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내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고백 받아서 틱틱 거렸더니 나를 존나게 패. (물론 가정사 건드리긴 했어) 그래서 전학 갔더니 자살했다고 하네? 얘네 아빠 나한테 찾아옴 이게 2시간 짜리 영화 한시간 동안 진행된 내용이다. 이런 시놉시스를 가지고 세 명의 배우들은 대사보단 눈빛으로 말한다.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설득력을 더해준다는 말 그동안 안믿었는데 이제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한테 파수꾼 보여주면 된다. 영화에 연기 구멍이 없을 뿐더러 세 주연 배우 모두 눈빛, 손짓, 어투, 말의 높낮이 등등을 총동원해 연기 구경하기도 좋고 캐릭터가 굉장히 현실감 넘친다.
상처 받기 쉬운 섬세한 사춘기 학생의 심리를 잘 다룬 영화였다. 릴리슈슈의 모든것과 함께 14~18살에 봤으면 레알 인생영화로 추천하면서 다녔을거 같은데 아쉽게도 나는 사춘기가 지나면서 무심함이란 단단함을 얻어 지금까지 사용중이기에...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보고 친구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나는 새학기 증후군이 몹시 심한 아이였다.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매 학년마다 왕따가 있었다. 4학년?5학년? 이즈음부터 무조건 1년에 1명씩 굉장히 심하게 따돌림 당하는 애가 꼭 생겼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때 혼자 다니는 애 수준이 아니라 늘 맞고 모두 피해다니고 그랬다. 학교 선생님들은 뭐했는지 기억안나고 솔직히 그당시 나는 저렇게 왕따 당하는 애들하고 나하고 도대체 뭐가 다르지 생각하곤 했다. 이말은 바꿔 말하자면 나도 언제든지 왕따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건데 그게 더 무서웠다. 저기 맞고 있는 왕따가 내가 될까봐. . . 그래서 매년 새로운 반에서 새 친구를 만들지 못할까 두려웠다. 중, 고등학생 때는 초등학생때 경험에서 또래 집단과 달라 보이면, 튀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란 압박감도 더해져 진짜 힘들었당 ;ㅅ; 그래서 다른 애들처럼 유행하는 옷사입고, 틴트바르고 고데기하고 그랬다. 그만큼 급식때는 혼자가 되기 싫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급식때 친구가 없다는건 지옥을 의미했다. 내가 과장 섞은게 아니라 대부분 그랬을껄? 암튼 이런 과정들을 거치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으면 새사람 만나기 힘든 구조인 대학교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가끔은 모든것을 다 터놓고 말할 친구가 내겐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는다. 기태처럼 친구가 없으면 죽을것만 같던 예전의 나와 달리 요즘은 친구가 없어도 아무렇지 않을거 같기도 하다.
영화 속 기태는 못자란 애새끼다. 자존심은 드럽게 쎄고 말처음마다 친구가 친구가 이러는 애인데 결국 죽었으니 영원히 미성숙한 상태다. 그래도 작품 결말에 이르러 동윤이에게 니가 최고란 말을 상상속에서나마 들을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도 볼수 있을까. 그 말을 해준 사람이 동윤이라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