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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중국에 사람이 많아서 생기는 장점! (설렘 & 긴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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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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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방 리젠도 좋은 김에,

아랫글에 중국인이 서울 명동에 가서 사람 별로 없다고 한 얘기를 듣고 생각난 나의 추억 하나를 풀게. ㅋㅋㅋ


중국의 도시는 어딜가나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지. 사람이 많아서 진짜 첨엔 탈진할 것 같은데, 진짜 좋았던 점이 하나 있어. 

그건 바로 썸!!! 혹시 썸남/썸녀랑 진도가 안나간다던가, 아님 남사친/여사친인데 짝사랑 중이라거나...난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북경에 가라고 추천하고 싶어. ㅋㅋㅋ


중국에서 택시 타면 장기가 없어진 채 발견된다느니, 술 먹었는데 알고보니 에탄올인지 메탄올인지 들어간 가짜 술이라 병원에 실려가기도 한다는 괴담 (실제로 있던 사건들) 이 판을 치는데


나한테 북경 사랑의 도시였다. (영화 제목 같네.  가제-My Love Beijing)

북경은 썸타기 진짜 최적의 장소야!!!



나덬은 몇년전에 중국에서 여름방학때 인턴십을 했어.


그때 어학연수 온 남학생과 알게 됨. 키도 크고 좀 댄디하게 생겨서 걍 자꾸 눈길이 갔음. 


내가 인턴하던 곳하고 걔가 어학연수하던 곳하고 전철역 2정거장 차이고, 숙소도 가까워서 그냥 빈말로 몇번,  끝나는 시간도 비슷한데 만나서 베이징 구경이라도 같이가자~ 


둘 다 쑥스러워서 걍 말만 꺼내고 말았는데, 그렇게 1-2주가 지나다보니, 겨우 방학기간에만 잠깐 체류하는데 평일에 걍 출근하고 숙소에 오면 나도모르게 막 자고 걍 퍼져있는거야. 그러면 관광할 시간이 주말밖에 없는데, 너무 시간이 아까워서 내가 먼저 (어학)연수남한테 걍 메시지를 보냈어.


뭐, 북경에서 잘 서바이벌하고 있냐,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아. 

연수남은 니하오, 워스 어쩌고, 워 야오 이베이 까훼이~ 이런 기초 중국어를 배우고 있었고, 나는 니하오 쎼쎄 이거 밖에 몰랐어. 내가 원래 남자한테 먼저 연락하고 이런거 잘 못하는데, 같이 인턴하는 친구는 이미 다른 친구를 사귀어서 나만 외토리가 되니까 적극적으로 아는 사람을 만들어야겠다! 

하는 마음에, 이미 아는 사람이 여러명 생겼지만, 그 중에서도 좀 댄디한 연수남한테 연락을 했지. 


나덬- 저번에 얘기했던 것 처럼 끝나고 만나서 관광지 같이 갈래? 가이드북 보니까 5시 이후에도 여는 곳은 XXX 가 있던데, 어때?


연수남- 좋아! 


그리고 우린 만나서 북경을 탐험하기 시작했어. 


퇴근시간에 전철을 탔는데 전철역에 사람이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우리 둘다 패닉이 왔지. 전철 기다리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6대를 보낸 뒤에야 겨우 전철을 탈 수 있었어. 


우리 차례가 되어서 전철을 타는데 문은 닫히려고 하고, 사람들에 치여서 내가 출입문 밖으로 밀려나게 되자 연수남이 내 어깨를 감싸서 자기쪽으로 확 끌어당기는거야! 그렇게 타고 나니 몇초만에 일본만화에 나오는 카베동 자세가 되어있는 거야!!! *@* 내가 전철 벽쪽에 기대고 있고, 연수남이 인파로 부터 날 보호하고 있는 듯한 포즈...

연수남이 좀 멋쩍어하고 우리는 서로 시선을 피하는데, 더위와 인파에 시달린 중국 직장인들이 서로 밀지말라고 그러면서 연수남 등짝을 확 밀어버린거야!!!!!!


그렇게 중국 인민들의 은혜 덕분에 첫 포옹을 하고............전철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데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계속, 


와...사람 진짜 많다...

어...정말 사람 많네......


이런 말만 했던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 후, 또 끝나고 같이 구경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하필 오후에 비가 오는 거야. 원래 연수남 학교 근처 역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연수남이 나한테 문자를 보냈어. 

비가 오니까 우산을 갖고 날 마중가겠다고. 울 회사 위치도 정확하게 잘 모르고, 낯선 길이라 헤맬까봐, 어쩌지? 그랬더니 전철역 환승구간에서 만나자는 거야! 

전철역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무슨 수로 널 알아보냐! 했는데 

연수남이 내가 내려서 환승구간으로 걸어가는 방향을 계산하고 제일 눈에 띄는 곳에 검은 장우산을 들고 서있었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서로를 알아봤다는게 반가워서 또, 우와~! 어떻게 이렇게 쉽게 찾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러면서 서로 마주보고 또 활짝 웃었어. 

심쿵!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껴졌어.


같이 북경 이곳 저곳을 탐험하면서, 사람이 넘 많고 자전거도 많으니까 연수남하고 30-50cm 정도 거리두고 나란히 걷고 있는데, 


앗, 차 온다! 자전거 온다! 이러면서 내 어깨를 확 끌어당기는 일도 너무 자주 있었어. ㅋㅋㅋㅋㅋ

(북경의 터프한 운전자,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감사.....)


주말에 바로 옆 도시에 놀러가자고 고속터미널에 갔는데, 거긴 정말 밀착해서 서있어야해.  새치기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거든. 그래서 또 어쩌다보니, 거리가 가까워졌고. 


지금 생각해보니 연수남 중국어 진짜 더럽게 못했는데, 그때는 매일 수업을 들으니까 나보다는 아는게 많으니, 식당이나 까페가면 연수남보고 주문하라고 하고, 나는 막 폭풍 칭찬했지. 우와, 진짜 잘한다! 나도 가르쳐줘!!! 이러니까 연수남은 신이 나서 가르쳐줬어. 남자는 별거 아닌것도 칭찬해줘야한다고 아줌마들이 그러더니 맞는 말이었나봐...



알고보니 연수남의 중국어 실력은... 스타벅스에서 바나나 스무디 같은 걸 시킨다고 열심히 말했는데, 바나나 (샹쟈오)랑 만두(쟈오즈)를 헷갈려서 스타벅스 알바한테 계속 "만두 한 잔 주세요" 이렇게 말해서 알바생이 엄청 이상하게 봄...ㅋㅋㅋ



그렇게 우린 방학 내내 붙어다니다가 내가 떠날 때 쯤 되어서 그제서야 연수남이 이대로는 못보낸다면서 사귀자고 했고

공항에서 막 눈물의 이별을 하고, 한 동안은 서로 죽고 못살것 같더니 

원거리 연애가 되니까 서서히 멀어졌어 흑..ㅜㅠ 


아무래도 낯선 곳이 주는 설렘 덕분에, 나도 그도 평소보다 더 용기낼 수 있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 ^^


그리고 베이징 시민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냉정과 열정사이/비포선라이즈 같은 영화 한편 찍어봤다고 생각해. 


덬들도  꼭 가봐 !!! 








p.s. 한참 뒤에 연수남 생각나서 페북으로 확인해보니 새 여친 델고 나랑 갔던 곳 가서 사진찍어 올려놓은건 왕짜증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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