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했고, 선생님들이랑 부모님 사랑 많이 받으면서 자랐고, 돈 문제 못 겪어봤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어. 내 인생은 내가 원하는대로만 풀렸음.
근데 전공 잘못 선택해서 대학 진학하고 우울증을 앓았어. 내가 아팠다는 걸 일찍 알았다면 휴학하고 다른 것들로 시선을 빨리 돌렸을텐데, 잘 몰랐어서 미련하게 자책하다 시간만 낭비했음... 학고 두 번 맞았고 복구도 안 돼. 3점 간신히 넘겨서 졸업할 것 같아.
2-3년의 짧은 시간이지만 남들은 쓸데 없다고 말하는 것들에는 최선을 다했고, 챙기고 살라고 말하는 것들은 다 놓치고 살았다. 부끄럽네.
근데 이제 좀 걱정이 돼. 그래도 남은 날이 훨씬 많고, 막 넉넉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는 않게 살고 싶은데, 진짜 내가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하지? 잘 나가는 동기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자격지심에 스스로를 또다시 괴롭히면 어떡하지?
내가 내세울 수 있는건
1. 젊다. 현역으로 대학 오고 휴학 한 번도 안 해서 6학기 재학 중인 지금 22살이야.
2. 대학 간판과 전공. 서성한 중 한 학교고 상경계열인데 학교에서 가장 푸쉬 많이 해주는 학과 재학 중이야.
3.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호감형 이미지?
직장은 야근만 안 하면 되고, 업무는 많이 상관 없음(내가 하고 싶은 일이 그닥 없어서)
취업 성공한 가까운 선배들도 없고 솔직하게 내 상황 얘기할 수도 없어서 여기다가 물어봐ㅠㅠ 아무래도 회식덬들은 나보다 더 잘 알지 않을까 싶어서...
나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월 이백 정도 벌어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