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운동 첫날이었습니다. 슈꾸꼼의 데뷰 날인 것입니다.
장소는 대구 동성로.
잔뜩 모인 사람들을 보니 슈꾸꼼은 넘나 긴장이 되어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시우민을 닮은 소동물들의 데뷰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하여 모여든 사람들이 동성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쟈근 동물들을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며 순서를 기다리던 슈꾸꼼은 점점 의기소침해져갑니다.
나는....... 젤루 쟈그지가 않으니까 사람들이 조와해쥬지 않을지도 몰라.................
세상에서 젤루 쟈그맣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앞발이 오늘 따라 너무너무 커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너무너무 부끄러워진 슈꾸꼼은
이로케 숨어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내, 당당히 사람들을 마주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씩씩하게 무대로 내딛는 슈꾸꼼의 첫 발걸음.
그리고 올라선 무대.
길지도 않았지만, 그리 짧지도 않았던 정적이 곧 수근거림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모두 슈꾸꼼의 덩치가 양심도 없이 커다랗다는 이야기로 모아지고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냉랭한 분위기 속, 무대 가운데까지 걸음을 옮기는 것은, 아직 어린 아가 슈꾸꼼에게는 참 가혹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쿠야!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슈꾸꼼은 넘어져 버렸고, 사람들은 슈꾸꼼을 더욱 비웃기 시작했습니다.
후보 등록 당일, 슈꾸꼼을 향해 던져졌던 그 날카롭고 차가운 말들이 오늘은 더 많이, 그리고 더 가까이에서 슈꾸꼼의 가슴에 박혀들었습니다.
진작 포기를 했어야 했던걸까. 슈꾸꼼, 너무 무모했던 걸까.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느 한 구석에서 들려온 소리가 있었습니다.
슈꾸꼼! 귀엽다! 젤로 작진 않지만 젤루 사랑스러운 것 같아! 시우민의 닮은 꼴 소동물로서 전혀 위화감이 없겠어!!!!!!!!
그 외침을 계기로 조금씩 조금씩 여론이 바뀌는 것을 슈꾸꼼도 느낄 수 있었죠.
정말이네? 보다 보니 귀엽잖아?
덩치가 크지만, 아직 아가라 귀여워!
이렇게 보니 시우민이 빵글빵글 웃을 때와 참 많이 닮았어!
귀여운 볼살이 닮았어!
슈꾸꼼, 의기소침한 모습은 싫어요!
슈꾸꼼은 용기를 내어 손을 흔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손을 흔드는데 까지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미소를 짓는데 까지도, 아주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 용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사람들은 슈꾸꼼에게도 다른 소동물에게 보내주었던 것 같은 환호를 보내주었습니다.
그제서야 슈꾸꼼은 마음을 조금 놓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슈꾸꼼에게 다가올 시련 같은 것은 까맣게 모른채로 말예요.
지금, 시우민 소동물 총선이 진행 중입니다, 여러분.
총선 기간 중 슈꾸꼼이 겪어야했던 시련을 아직 들려드리진 않았지만, 슈꾸꼼이 참 많이 마음 아파했습니다.
결과는, 분홍빛으로 솜사탕같이 달콤할거라고 믿고 있는 아가 슈꾸꼼.
동화는 늘 기적같은 놀라운 일이 벌어진 채로 맞이하는 해피엔딩만을 들려주곤합니다.
현실은 잔인하게도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 것은 아니지만, 동화책을 많이 읽은 아직 어린 아가 슈꾸꼼은 그 동화들을 간절히 믿고 싶어합니다.
슈꾸꼼이 시련을 헤쳐나왔을 때 맞이 한 것이 잔인한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일 수 있기를...,
동화처럼, 램프의 요정 지니가 이루어준 소원처럼,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가져다준 기적처럼,
부디, 슈꾸꼼이 이번 총선에서 1위를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슈꾸꼼의 동화를 완성시켜주세요...
'곰'번 슈꾸꼼에게 투표하러 가기 -> http://theqoo.net/150892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