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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편의점에 돈코츠 라멘이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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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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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g.theqoo.net/CVIyo
사왔음

http://img.theqoo.net/iFgus
면에다 먼저 액상 스프를 끼얹는다
스프 찍어먹어 봤는데 존나 짜

http://img.theqoo.net/ZkDZr
고명은 숙주, 챠슈, 해조류, 달걀, 죽순
건조식이 아니라서 생생함

http://img.theqoo.net/lGDvZ
뜨거운 물을 그릇에 표시된 만큼 붓고
전자레인지에 3분 데파줌

http://img.theqoo.net/asWIl
흩트러 트리고 먹을 준비
를 하기 전 국물을 한 입 맛봤음


5년 전 여름
무묭이는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맞은 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고
당시 사귀던 사람(첫사랑)이 부산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돈을 모아 부산에 가기로 했음
처음 가보는 여행이라 우여곡절이 많았음
처음 타본 KTX는 생각보다 시끄럽고 머리가 아파서 괴로웠고, 한달동안 돈은 많이 모았는데 정작 무얼 해야할지 몰랐음
책방거리는 재미없을 거 같고 감천마을은 너무 멀다 광안대교는 지겹게 봤고 해운대 발담그기엔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은 줄기차게 드나들어 관광지라는 느낌도 없지만 부산에 이유모를 노스텔지아를 가지고 있던 스무살 무묭이에게 부산은 그저 관광지고 무얼 해야하는 곳이었음
게다가 연애 대상과 함께 왔으니 이왕이면 뭐라도 하고 싶은 게 당연지사
할 일이 없으니 산책이라도 하자 두번째 숙소였던 게스트 하우스(해운대역 인근)에서 나와서 한창 해운대를 향해 걸어가는데
지금이랑 다르게 가운데 무슨 광장도 없었고 길도 좁아서 불편해서인지 약간 다운 된 상태였음 할 일도 없고
그러다 비가 쏟아졌고 우산도 뭣도 안들고 나온 나와 상대방은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컨디션으로 비를 맞으면서 묵묵히 걸었음 마치 그냥 돌아가자 말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냥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아무 대화도 없었고 서로에게 이유 모를 짜증과 분노를 품고 있었음
그런데 길 옆쪽에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음 보통 시골에 있는 그 재래시장 그게 해운대 앞에 있는 것임 호텔로 빼곡한 그 바로 뒤에
상대는 밥이라도 먹고 갈까? 하고 나를 이끌었고 시장 아무 집에 들어가서 돼지국밥 두개를 시켰음
빗물에 몸이 식고 지쳐있던 나는 단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돼지국밥에 저항할 의지도 잃고 그냥 대충 먹고 들어가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뽀얀 국물에 말아진 밥을 한 입 먹는 순간 그간의 모든 짜증과 피로가 녹아내렸고
숙소에 가서 샤워를 하고 그래 돈도 많은데 왜 여행이라는 말에 연연해야하냐 하며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내 인생 처음으로 내 돈으로 가본 여행 그리고 첫사랑과 간 여행을 아름답게 끝냈음
그리고 나는 담백하고 고소한 돼지국밥을 마음 한 켠에 품고 살게 됐고
그러고 몇 달 지나지 않아 나는 첫 연애 첫 이별을 겪었음 고등학교 때부터 3년이나 사귄 사람이었고 첫사랑이었고 내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었으니 공허함은 상당히 컸음
번화가를 지나는데 라멘집이 보였음 변두리 소도시에 살다보니 라멘집이 들어온 걸 처음 봤고
메뉴판에 돈코츠 라멘이라는 게 보였음 돼지국물에 챠슈가 들어가니 그래 그 돼지국밥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 생각에 주문를 했고
생각보다 노란 빛을 띄는 탁한 국물이었지만 기대감을 가지고 한숟갈을 떠먹었음

짜!!!!!!!!


편의점 돈코츠라멘은 바로 5년 전 그 짠맛이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음

고명은 각자 맛을 다했고 챠슈는 달콤했고
면은 불지도 않고 자기 역할을 다했음
달콤 짭짤 감칠나는 맛이었다

양은 좀 적었지만 파는 것에 손색 없는 맛
오히려 파는 것보다 맛이 진함

http://img.theqoo.net/WzqLy

남은 국물은 반숙 달걀과 함께 밥을 말아먹었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달걀은 정말 맛있었음



http://img.theqoo.net/vhbNc

또 사먹을 의향 80%
맛이 진해서 자주 먹긴 부담스럽지만 맛있다
한 번쯤 사먹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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