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동하가 '김과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남궁민과 연출자 이재훈 PD에 대한 강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 달 30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김과장'(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에서 TQ그룹의 탐욕스럽고 잔혹한 회장 박현도(박영규)의 철부지 아들 박명석 역을 맡은 동하.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과장'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방송 전 큰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작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시작한 '김과장'이 평균 시청률 15.9%, 최고 시청률 18.4%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살아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캐릭터의 매력을 두 배로 살려주는 배우들의 매력에 있었다.
동하가 연기한 박명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명석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재벌 2세이지만 허우대만 멀쩡하고 모자란 구석 투성인 허당이다. 극 초반에는 안하무인 언행으로 경리부 멤버들에게 독설을 날리며 시청자의 혈압을 높아지게 했지만, 김성룡(남궁민) 과장에게 혼쭐이 난 이후 김과장을 볼 때마다 움찔하고 긴장하는 '귀여운 쫄보'로 변신,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전해줬다. 특히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친 후 어머니 장유선(이일화)의 제안으로 '개과천선' 차원에서 경리부 막내로 입성한 이후 아웅다웅 김과장과의 '톰과 제리' 케미로 더욱 사랑받았다이날 인터뷰에서 동하는 박명석이 김과장과 환상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김과장을 연기한 선배 남궁민의 배려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배우로서 선배 남궁민의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싶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과장'을 하면서 진심으로 남궁민 선배님을 존경하게 됐다. 정말 배울 점이 많았다. 선배님을 보면서 '이건 진짜 가슴에 새겨놓고 배우자'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후배와 선배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묘한 경계가 있는데 그런 경계를 먼저 허물어주셨다. 선배님과 붙는 신이 많다보니까 어떤 애드리브나 제스처를 하고 싶을 때 먼저 선배께 해도 되겠냐고 여쭤봤는데, 단 한번도 '안돼' '하지마'라고 하신 적이 없다. 오히려 내 애드리브가 더 잘 살 수있도록 리액션을 해주셨다. '내 연기' 보다 '우리의 연기' '우리의 그림'을 더 신경 쓰시는 분이다.
또한, 편집점, 조명, 앵글 등 미처 고려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주셨다. 알려주실 때도 선후배가 아니라 진짜 동네 형이 동생한테 재미있는 거 알려주듯 편하게 알려주셨다. 선배님 촬영 분량이 진짜 어마어마 했는데도 후배들 스태프들을 먼저 신경써주셨다. 내가 나중에 선배가 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흔히들 말하는 선배의 '꼰대 기질'이 진짜 1%도 없는 분이다."또한 이날 동하는 연출자 이재훈 PD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재훈 감독님이 아니셨다면 '김과장'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과장'이 감독님의 메인 연출 입봉작이었으니 부담감이 상당하셨을 거다. 하루에 한 시간 주무셨다. 아니, 한 시간도 안주무시고 현장에 계실 때도 많았다. 그런데 단 한번도 배우들에게 짜증내는 걸 본적이 없다. 그리고 배우들에게 강압적으로 디렉팅 하시는 법이 없다. 현장을 편하게 만들어주니 연기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우리 드라마의 캐릭터가 다 생생하게 살아 있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종방연 때 감독님이 우셨다.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이 작품을 만드셨는지 알겠더라."
이어 동하는 '김과장'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이재훈 감독님이 연출하시는 시즌2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출연 한다"며 웃었다.
한편,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지난 달 30일 종영했으며 후속작 '추리의 여왕'이 5일부터 방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