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눈물의여왕 보이지 않는 ‘진심’을 제대로 보여주는 법[허태균의 한국인의 心淵][백현우 이야기]
888 11
2024.05.22 23:17
888 11
WMwdEU
눈물의 여왕’이 끝났다. 시청률이 25%에 육박했다고 한다. 눈물의 여왕은 왜 이렇게 인기가 있었을까. 특히 그 주인공인 백현우(김수현)는 왜 그렇게 사랑받았을까. 그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하면 15회의 마지막이 그의 교통사고로 끝났을 때, 인터넷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난리도 아니었다. 솔직히 그 드라마 작가는 좀 무서웠을 것 같다.


백현우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당연히 잘생겼고,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로 너무 똑똑하고, 착하고 겸손하고, 더구나 어떠한 어려움에도 지칠 줄 모르고 홍해인(김지원)만을 사랑하고 지키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잘난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나 사랑해 준다면 어떤 여성, 아니 어떤 인간이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제3자 입장에서는 사실 그것들을 다 가진 백현우는 조금 재수 없을 수도 있었다. 너무 완벽하지 않은가…. 여자 입장에서는 배 아프고, 같은 남자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왜? 미워하기엔 그는 너무나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백현우는 회당 2.5회, 약 40회를 울었다고 한다. 그 똑똑하고 잘난 사람, 자기 혼자만 생각하면 아무 어려움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자신을 희생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엄청 울었다. 특히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따지지도 비난하지도 않았다. 홍해인이 자신의 병을 발표하고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부모에게 백현우는 사과한다. 평소에 자신을 미워하던 장모가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 무슨 꿍꿍이로 속였냐’고 비난할 때 백현우는 변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열하는 장모를 안아주며 죄송하다고 얘기했다. 사실 백현우는 아무 잘못이 없다. 아들을 잃은 아픔이 있는 부모를 걱정하는 홍해인의 의사를 따라준 것밖에 없다. 억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오히려 자신의 ‘없는’ 잘못을 사죄했다.


인과관계를 따지자면 전혀 합리적이지도 않은 이러한 행동과 말에서 우리는 백현우의 마음, 그리고 사람됨을 읽는다. 그 중심에 한국인의 심정중심주의가 있다. 겉에 보이는 행동에 만족하지 않고, 그 뒤에 숨겨진 마음이 따로 있을 거라 믿고 그것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평가한다. 영어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 ‘진심’을 날마다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피곤하기도 하다. 눈에 명확히 보이는 결과와 행동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진심까지 보여달라 한다. 그래서 때로는 자기 책임이 아니어도, 합리적이지 않아도 손해까지 보면서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어찌 보면 머리가 좋고 배운 게 많을수록, 냉철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이런 진심을 요구받을 때 더 당황할 것 같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과연 백현우는 바보라서, 합리적이지 않아서, 책임감이 없어서 그랬을까. 우리가 무엇에 감동하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한국인의 마음을 모르는 리더들은 자신이 왜 미움받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66259?sid=110




목록 스크랩 (2)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이자녹스 X 더쿠💙] 여름 꿀템🔥❄️ 얼려쓰는 비타민 수딩젤! 이자녹스 <비타맥스 아이싱 수딩젤> 체험 이벤트 372 06.17 26,43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369,08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136,03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09,79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826,919
공지 알림/결과 💥💥💥💥💥요즘 싸잡기성글 너무 많아짐💥💥💥💥💥 17 06.06 89,176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89 02.08 754,339
공지 알림/결과 📢📢📢그니까 자꾸 정병정병 하면서 복기하지 말고 존나 앓는글 써대야함📢📢📢 14 01.31 754,71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111,596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1,998,917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3 22.03.12 3,035,536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2 21.04.26 2,256,821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4/4 ver.) 159 21.01.19 2,415,931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7 20.10.01 2,442,214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44 19.02.22 2,470,267
공지 알림/결과 ★☆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 103 17.08.24 2,427,278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2,670,4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114424 잡담 내배우 연극 보러갔었는데 좋았어 09:11 0
13114423 잡담 김지원불가리향수화보 보그7월호에 실린대 09:11 0
13114422 잡담 난 연극에 몰입이 안돼서 못보겠더라고 09:11 8
13114421 잡담 선업튀 솔이 한정 경계제로 09:11 12
13114420 잡담 연뮤볼때 회전문 했는데 앞자리는 항상 앉는사람만 앉아있음 1 09:11 36
13114419 잡담 엘아센같은곳 많아졌으면 좋겠음ㅋㅋㅋ 09:11 26
13114418 잡담 선업튀 우리 오스트 앨범 얼마나 팔렸는지 보려면 1 09:10 57
13114417 잡담 눈물의여왕 해인이 재벌이라도 벽이 없고 공주병이 없어 09:10 25
13114416 잡담 공지 다접으면 이벤트빼고 6개맞아? 4 09:09 71
13114415 잡담 선업튀 19솔이가 가방으로 팰때도 환자인데 숙이고 다 맞은 애라고.... 09:09 39
13114414 잡담 원래 매체배우인데 연극 하자마자 너무 잘해가지고 09:09 106
13114413 잡담 운동하는 박보검 너무 조타😍 2 09:09 58
13114412 잡담 내배우 뮤지컬해서 보긴했는데 09:08 96
13114411 잡담 뮤배우 노래 못한다는게 상대적인거지 기본적으로 다 잘해 14 09:08 195
13114410 잡담 난 대학로 연극 나랑 안맞ㅋㅋ ㅠ 1 09:08 98
13114409 잡담 어차피 요즘은 한역에 트리플 이상 붙어서 자기가 선택하면돼 09:08 29
13114408 잡담 연극이 더마이넌가? 뮤지컬보다? 3 09:07 106
13114407 잡담 변우석 유럽에서 쓰는 뚱쭝한 보조배터리 급 친근하네 5 09:07 248
13114406 잡담 괴물 ㄱㅁㅁㄴ🐡 1 09:07 6
13114405 잡담 이준영 신데렐라 드 이거 약간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할 재질이고 3 09:07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