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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솔과 선재의 비와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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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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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맞이 몰아보기 하다가 참을 수 없게 너무 좋아서 적게된 글ㅋㅋ


좀 긴데 한줄 요약하면 우산씬이 울드 솔선재 상징색이 극명하게 나오는 그냥 예쁜 데칼씬이 아니라 서로를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구하려는 그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씬이라 새삼 치인다는 이야기임



수범이들 심리학에서 하는 '빗속의 사람' 그림검사 알아?

빗 속의 사람을 그려주세요란 간단한 지시어로 그림결과를 통해 외부의 요소에 의해 갖는 스트레스의 정도와 그 스트레스에 대해 견뎌내고 대처하는 정도를 알 수 있는 그림검사야


우리 드라마의 상징과도 같은 솔선재 우산씬들 보고있자니 나는 자연스럽게 저 검사가 생각났어

솔이나 선재는 저 지시어를 듣는다면 서로 비를 피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상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을 그렸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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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모자 하나 쓰고 내리는 비를 그냥 다 맞고있던 선재에게 달려가 본인이 젖던 말던 신경도 안쓰고 까치발까지 하며 쓰고있던 노란우산을 건내 씌워줬던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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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전동휠체어에 앉아 한겨울 지독히도 추운 칼바람이 불었을 한강 다리 위에서 내리는 눈을 그냥 다 맞고있던 솔에게 다가가 본인이 젖던 말던 신경도 안쓰고 무릎까지 꿇으며 쓰고있던 우산을 건내 씌워줬던 선재


서로 자신보다 먼저 상대에게 우산을 씌워 내리는 비로부터 상대를 보호하고, 그렇게 세상의 위험요소로부터 서로를 구원해내려는 솔과 선재를 살펴보게되었어


둘의 시작은 솔이었어

고맙고 미안할 택배기사님으로 착각해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 착각을 시작으로 생겨난 그들의 서사는 참으로 조건 없이 단순하며 맹목적이기까지 한데, 그건 다른 무엇도 아닌 생과 사를 걸고 있기 때문이야


그 씌워준 우산 덕에 선재가 먼저 솔이의 구원을 시작하게 되었어

잘못 온 택배 덕에 노란 햇살 같은 옆집 소녀를 만나고, 그 비를 피하게 씌워줬던 노란우산 덕분에 스치면 닿을 바로 앞에 선 그녀의 미소를 자세히 보고, 이름을 알 수 있었고, 비 맞지말라며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잡아 그 우산을 쥐어줬어


일생의 대부분을 하루 종일 수영장 물 속에서만 지냈던지라 평생 비오는게 짜증나고 싫었던 선재가 그 순간만큼은 내리는 비가 그치지 않길 바랬던,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던 비

짧은 소나기와 같은 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 순간 계속되길 바라던 그 비가 계속해서 선재 마음 속에 남아 잊지 못할 작은 기억이 되어주었고, 그 뒤로 늘 그 소녀를 눈으로 마음으로 쫓게돼


솔이 이름 한 번 불러보긴 커녕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도 못한 선재가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그녀가 걱정되어 오지랖 넓게 뒤쫓아 갈 수 있던 것도, 물 속으로 떨어진 그녀를 앞 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 던져 구할 수 있던 것도 모두 그 싫어하던 비를 맞지 않게 우산을 씌워주었던, 싫어하던 비가 그녀를 떠올리게 해 좋아지게 된 그날의 작은 기억 덕이었어


마음 속으로만 불러봤을 그 이름을 외치며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들어 솔이의 생명을 구하고, 그러고도 감사인사는 커녕 얼굴 한 번 제대로 못보고선 모진소리만 얻어맞던 선재는 아픈마음으로 솔이를 생각하며 만든 첫 자작곡 '소나기'로 인생을 바꾸는 가수 데뷔를 하게돼

평생 수영하나 바라보고 살던 선재가 수영을 잃었을 때, 노래에 닿을 수 있던것도 선재가 솔에게서 받은 구원일거야 


홀로 선 세상 속에 그댈 지켜줄게요

잊고 싶던 아픈 기억들도 빗방울과 함께 흘려보내면 돼요

때로는 지쳐도 하늘이 흐려도 내가 있다는 걸 잊지말아요


노래로라도 들려주고싶었던 자신의 마음과 걱정이 솔에게 닿았을까싶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연인 척 전화를해봤지만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여전히 세상과 자신을 향한 원망의 모진말을 쏟아내던 솔이


그런 솔에게 선재는 포기하지 않고 말해

고마워요 살아있어 줘서

이렇게 살아준 것 만으로도 다행이에요

그러니까 오늘은 날이 너무 좋으니까 살아보고,

내일은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또 살아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사는게 괜찮아질 날이 올거에요


세상을 원망하며 삶의 의지를 놓고 스스로를 포기했던 솔은 그렇게 선재의 말을 듣고 살아볼 생각을 하게 돼

택배아저씨로 착각해 우산을 씌워주고 사탕을 준 것 뿐이었는데, 사고에서 목숨을 구한 것도, 사고 후에 죽지 않고 살아가게 해준 것도 모두 솔이를 살린건 선재였어

솔은 그렇게 선재의 팬이 되었고, 다시 예전의 밝고 긍정적인 햇살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재는 그런 솔의 모습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

솔이가 자신을 바라보며 즐겁게 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이, 선재는 주변까지 환하게 밝혔던 그 예쁜 미소와 마음을 지켜내지 못한 그 날을 평생 후회하며 자신을 탓하며 살아갔지

버스에 탄 솔이를 깨우지 못했음을, 더 빠르게 달려 차를 막아서지 못했음을, 1초라도 먼저 손뻗어 잡지 못했음을, 그 밝던 솔이를 지켜내지 못했음을...

그렇게 죄책감에 미안해하며 더 이상 솔이에게 다가가지 못했을거야


15년이란 세월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어

너무 지쳤던 걸까, 선재가 이젠 그만하고 싶단 마음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선 콘서트 무대에서 솔이를 생각하며 예정되지 않았던 '소나기'를 부른 그날, 정말 기적처럼 만난 솔

비록 날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15년 전 그 날에 내리던 빗속에서 솔이가 건냈던 노란우산처럼 이번엔 선재가 솔이를 만나 우산을 씌워줘


그 우연한 만남 뒤, 집에 무사히 들어가는 솔이까지 지켜보고는 집에 들어와서 솔이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인 박하사탕을 꺼내봐

자신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존재자체가 고맙다고 얘기하던 솔, 그 밝음과 따사로움을 다시 되찾은 솔이를 보며 선재는 드디어 사고 후 병상에서, 라디오에서 만났던 그 솔이를 지우며 죄책감을 덜고, 정말 오랫만에 솔이와의 추억을 꺼내 마주하며 새로운 시작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지쳐있던 마음도, 은퇴도 없던 얘기가 되었을거고 이번엔 선재가 다시 솔에게서 구원을 얻었을거야

비록 죽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죽음을 통해 이번엔 솔이가 선재를 구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게 되었어


그렇게 둘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고, 서로 의식하지 못하고 구원을 주고받았던 처음과 달리 둘은 시작부터 서로를 구할 수 있게돼

노란우산을 씌워줬던 솔에게, 선재는 이번엔 15년 뒤가 아닌 지금 바로 우산을 씌워 줄 수 있게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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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를 그냥 다 맞으며 자신을 보며 우는 솔에게 본인이 젖던 말던 신경도 안쓰고 파란 우산을 씌워주는 선재가 그 새로운 쌍방구원의 시작이야


시간을 거슬러 갈때마다 솔의 선재를 위한 마음은 팬심에서 사랑으로 흘러가고, 그 마음이 명확해져

솔이가 시간을 거슬러 올때마다 선재는 그런 솔을 만나게 되면서 역시 솔을 향한 마음은 더 커져가고 솔이가 자신을 밀어낼지라도 그 마음을 확신하게 되어 적극적으로 솔에게 다가가

그래서 처음의 선재가 솔이를 그 마음까지 다치지 않게 구해내지 못해서 죄책감에 힘들었던 것 처럼, 솔이가 선재를 거듭 살리지 못해 힘들어하다가 결국 선재가 본인을 살린 것 때문에 죽었다는걸 알게 되어 무너지고, 살리기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선재를 밀어낼 때 선재는 너를 지키다 죽는거라면, 그건 네 탓이 아니라고 난 괜찮다며 솔이를 먼저 잡아줘

그 말은 단순한 고백이 아닌 솔이가 자신처럼 긴시간 죄책감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구원이 되어주는 말이기도 했지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되든, 이 드라마의 시작과 끝은 생과 사를 건 지독한 쌍방구원이 이야기일거란 점은 확실해

그냥 옆집소녀를 향한 첫사랑이자 오래된 짝사랑 이야기가, 좋아하는 최애연예인덕에 삶의 의지를 얻고 살아가게된 이야기가,

왜 머리로 받아들이는 상황에 비해 마음으로는 이렇게까지 운명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다가올까, 왜 모든 씬이 예쁜데 절절하게 아려올까, 그런 생각을 6화 볼쯤 새삼 생각했었거든(tmi T범)

근데 둘이 목숨을 걸더라고...서로에게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

생과 사를 걸고, 다시 돌아가면 기억 못할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그 찰나의 매 순간을 세상으로부터 서로를 구하기 위해 진심인 그 둘을, 배우들은 처음부터 그걸 알고 담고 연기했기때문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앞회차에서부터 그 진심이 알게모르게 심장을 두드린게 아닐까 싶었어


이상, 겉모습은 파워청량로코물인데 알고보니

지독한 쌍방구원의 피폐물이었던 건에 대하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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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빗속에서 우산이 없다면,

서로를 위해

그 비를 무지개로까지 승화해낼 수 있을것만 같던

예쁜 솔선재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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