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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눈물의여왕 아니 김지원 대사 개낀다 ㅁㅊ 이거 어떻게 외워 (텍스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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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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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기분이 되게 묘해. 무대 올라가기 전 리허설 하는 느낌이랄까. 죽음 리허설? 죽음이라는 게 참 구체적인 의식이네. 온 가족이 와서 땅 파고 거기 관 묻고 간이 천막 아래에서 국밥 먹거나 무덤가에서 울다가 시간 되면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결국 나만 혼자 남겠지. 알잖아 병원에서 선고했던 석 달, 벌써 지나간 거. 오늘 밤 당장 내가 죽어도 이상하진 않은데 이 와중에 나까지 죽어버리면 우리집 줄초상이잖아. 그건 좀 집안 이미지상 그렇지 않나? 아니지. 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지. 이렇게 햇살도 눈 부시고 구름도 몽글몽글하고 새까지 막 이쁘게 지저귀고, 세상이 사람 약올리는 것처럼 좋기만 한데. 나도 살고 싶지.
 

있잖아. 난 수술하러 갈 때 뭔가 걸리는 게 없었으면 좋겠거든? 알지? 난 걸리는 게 싫어서 생과일주스도 착즙으로만 먹는 거. 내가 작정하고 속인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비밀이 된 게 세 가지가 있어. 가기 전에 하나씩 털고 가려고 해. 일단 오늘은 한 개만 알려줄게. 당신 이 MP3 주웠다고 했잖아. 내 거야. 여기 이 'H' 해인의 'H' 라고. 내가 유학 가던 날 학교 운동장에서 잃어버렸던 MP3가 어머, 여기 있네? 설마가 사람 잡았어.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우리 사이에 일어나 버렸다고. 당신에게 난 기억도 안 나는 무수히 스쳐간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큰 의미는 없었겠지만. 으음, 쫄지 마. 혼내는 거 아니야, 왜? 난 어제의 홍해인이 아니거든. 난 곧 다시 태어날 거잖아? 앞으론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고 모든 일의 좋은 면만 보려고. 응. 이 MP3는 우리 역사의 산증인 같은 거잖아? 바로 그 긍정적인 사실에만 집중하려고 해. 솔직히 윤은성이 뭐 옛날에 지가 나를 구해줬니 어쩌니 하면서 자꾸만 운명적인 서사로 엮으려고 하기도 했었는데. 왜? 이제 우리한테도 생겼잖아. 영화같은 서사. 나 그 때 그 운동장에서 이렇게 잘생긴 애가 우리 학교에 있었나? 이런 애를 두고 떠나야 하다니, 원통하다. 그런 생각 잠깐 했었단 말이야. 그 때.. 포니테일을 즐겨하긴 했는데. 정말? 그래. 난 당신 천년의 이상형이기도 하고 운명이기도 하니까, 앞으로, 앞으로.. 란 말이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어. 아, 울컥하네. 당신의 '앞으로' 엔 내가 없을 예정이었는데 이젠 우리의 '앞으로' 가 생겼잖아. 그래서 말인데, 당신의 이혼 취소 요청을 받아들일게. 뭐야 표정이 왜 그래? 나 백화점 사장이야. 무르기, 반품, 환불 이런 거 제일 질색인 사람인 거 몰라? 단순 변심은 환불 사유가 안 돼요. 그건 기본이지. 알겠다고, 좋다고, 그러겠다고. 그러니까 그만 떠들어. 나 이렇게 가만히 당신 심장 소리만 듣고 있을 때가 좋단 말이야.
 

이거 봐. 단순한 봉숭아 물은 아니고, 다신 못 볼 줄 알았던 첫 눈에 대한 나의 기대, 희망, 설렘? 난 이제 겨울 못 볼 줄 알았거든. 당연히 첫 눈도 못 볼거라고 생각했는데 볼 수도 있게 된 거잖아. 손톱에 요거 없어지기 전에 첫 눈 딱 오면 이루는 거고. 첫사랑. 왜 멀쩡한 사람한테 욕을 해? 응. 올해는 첫눈이 좀 일찌감치 왔으면 좋겠네.
 

야, 너희 가족 문제는 니가 알아서 해결하고 이왕 말 나온 김에 얘기할게요. 저도 집엔 안 들어가려고요. 이 사람 서울 오피스텔 있잖아요. 거기로 들어가려고요. 곧 독일 갈 건데 아무래도 공항, 더 가깝기도 하고, 뭣보다 건물이 신축인 데다 풀옵션이에요. 한 공간에 필요한 게 다 있으니까 효율적이고 알잖아요, 우리 집은 자다 깨서 냉장고 한 번 가려면 엘리베이터 타야 되고 동선이 너무 길어.
 

우리 이제 신혼부부인 게 공식적으로 선언됐잖아? 아까 그 아주머니. 동네에서 그런 분 하나 딱 알게 되면 다음 날 1층 편의점 알바까지 싹 다 알게 되어 있다고. 11층 총각이 아주 어마무시 예쁜 여자랑 결혼을 했다더라. 한창 좋을 때인 신혼부부답게 굴어야지. (나레이션) 일반적으로 꿀 떨어지는 신혼부부들은 일단 어디 한 군데는 딱 붙어있는 법이라고. 손이든 발이든 어깨든 뭐든. 그렇게 매일매일 꼭 붙어서 아무것도 아닌 일상들을 함께 하는 거라고. 지금은 좋지만 살다 보면 또 고비가 올 거 아니야. 그럼 그 달콤했던 기억들을 유리병에서 사탕 꺼내 먹는 것처럼 하나씩 까먹으면서 힘들고 쓴 시간들을 견디는 거지. 그러니까 우린 좋을 때, 그걸 잔뜩 모아둬야 하는 거라고.
 

여기가 찜질방이야? 돈 내고 물건 사는데를 와서 왜 돈 안쓰고 앉아서 수다 떨고 앉아 있냐고. 의자 다 없애. 애들을 여기 왜 풀어놔? 놀고 싶으면 놀이동산을 가야지 왜 백화점을 오냐고.
 

추석 끝났다고 손 놓고 놀고 있을까요?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 겨울이 온다. 들썩들썩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고객들이 패딩 쇼핑 할 맛이 나겠죠. 남들 다 불 켤 때 같이 켜면 늦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했다가 할로윈 끝나자마자 우리가 제일 먼저 불 켜고 겨울 장사 시작해야 한다고요

 

 

 

13회 대사만 대충 적어봤는데 저 MP3 씬 저렇게 대사 긴 줄 몰랐음 ㅁㅊ

더 충격적인 건 이거 내가 자막 안 켜고 들리는대로 다 받아 적은거임 < 이게 제일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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