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할 때 교수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막판에 듣자마자 이건 악판 얘기라고 메모해두고 이제 쓰러 왔음ㅋㅋㅋㅋㅋㅋ
비교신화학자인 조지프 캠벨이 <신화와 인생>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대
<인생의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선
깊은 심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넘어지는 그곳에,
여러분의 보물이 놓여져 있다.>
https://gfycat.com/ConventionalBlackGoat
내가 빌려온 책에는 번역이 달라서 그것도 같이 쓰자면
<심연 속으로 내려감으로써
우리는 삶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신이 비틀거리며 넘어지려는 곳,
거기에 당신의 보물이 묻혀 있다.
당신이 차마 들어가기 겁내던 바로 그 동굴이,
당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의 원천임이 밝혀진다.
동굴 속에 숨어 있던
그 무시무시하던 저주받은 것이 바로 그 중심이 된다.
여러분은 보석을 발견하고
보석은 여러분을 끌어당긴다.>
강요한과 김가온에게는 각각의 지옥이 있었고 그것 말고 둘이 같이 겪은 심연을 15화 엔딩 20분이라고 보면
김가온은 무시무시한 고통을 느끼며 살인을 저지르려고 했었고 강요한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서 두 사람 모두 비틀거리다 넘어짐
차마 알고 싶지 않았던 도영춘 수감에 대한 진실, 믿고 따르던 사람의 배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묻어둔 비밀은 전부 두 사람의 심연 = 동굴
https://gfycat.com/ConcreteJollyDragon
https://gfycat.com/NiceBleakAmericanwirehair
https://gfycat.com/DefensiveMisguidedBellsnake
둘은 빠져나오기 어려운 지옥에 갇힌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게 무너진 그 자리에서부터 김가온은 강요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다시 쌓아가고 그건 강요한이 내내 간절히 바라던 일이었음
그래서 심연의 동굴에 내려가는 15화 엔딩이 바닥이었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다시 상승세를 타고 16화 엔딩까지 이어짐
꿈도 희망도 없어보이는 15화 엔딩이었지만 그 지점까지 가야 두 사람 사이에 오해도 비밀도 없어지고 거기까지 가야 둘은 다음 걸음을 옮길 수 있음
강요한은 자기가 심연이라고 했지만 그 심연 곁에서 김가온은 과거를 극복했고 성당 화재라는 심연이 폭로되고 나서야 강요한도 저주에서 풀려남
https://gfycat.com/HighInsignificantFoxhound
크리스마스에 쓰기에는 너무 우울한 이야기였나? 그래도 인간은 심연 속에서 보석을 발견하고 그 보석도 인간을 끌어당긴다는 얘기가 너무 악판 같았단 말입니다ㅠㅠ 디스토피아에서 만난 사람에게 매혹됐고 그건 심연 같아서 서로를 넘어지게 만들었지만 그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인간이 곧 보석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