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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답없는 성격으로 살아가는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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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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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 중반인 대학교 졸업하고 알바(계약직이라 해야하나?)하면서 취준 하는 덬이야.

문득 어릴 때부터 자주 들었던 말들하고 정신과 검사 결과들이 섞여서 과연 내가 취직을 해도 멀쩡히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평소엔 내 삶에 불만도 없고 될 대로 사는 식이지만 갚아야 할 빚도 많고(학자금, 부모님한테도 갚아야 할 돈이 있음) 뭣보다 혼자 살건데 일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내 성격은 이럼.

(내향적, 공감능력이 낮음(거의 없다고 보면 될듯), 사회지능도 많이 딸림(일반 학습 능력은 문제 없음), 타인에 대한 애착 형성이 되지 않음, 관계나 물건, 행동 등 일상생활의 모든 것은 일직선으로 늘어 놓고 좋고 나쁨(싫음)을 정하지 않음(그러던지 말던지 그렇구나, 그냥 있는대로 보고 쓰고 만지고 살고 있음. 좋고 싫다다라는 개념 자체를 생각하지 않음.), 전체적으로 감정이 무디고 있는 감정도 표현이 안 됨)


뭔 사건이 있어서 이런 성격이 되었다면 어찌 고쳐보자라는 생각이라도 들텐데 어릴때부터 이랬음.

별 문제 없는 가정에서 자랐는데도 학교 들어가기도 전부터 부모님하고 가깝지 않았고(지금도 자주 안 만나. 집 가는 교통비랑 시간 아까워서. 어차피 가서 할 일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친구도 안 사귀었고 당연히 연애나 결혼 생각은 더더욱 없음(가끔 잔소리 들을 때나 떠올리지.)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일하는 곳에서 상급자들 눈에는 그런게 보이나봐.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데 지나치게 개인주의고 타인에게 뭔가 묻는걸 전혀 하지 않는다고. 내가 못하면 물어봐서 해야하는데 '이거 안 되니까 점장(사장)님한테 물어봐야겠네'라는 사고로 이어지지가 않고 혼자 시간 들여서 하고 있음. 듣고 나서야 '아'하고 깨달음. 매번 이짓의 반복이야. 일을 하면서 머릿속에서 그 일만 생각하지 주변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 사장님에 대한 존재는 싹 잊어버림. 그 쪽이 나한테 말을 걸기전까지.


웃긴게 남을 돕는건 잘함. 처음보는 사람도 잘 도와줌. 근데 돕는건 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음. 

그래서 초반에는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지만 갈수록 서로가 안맞으니 내가 질려서(또는 상대방이 학을 떼고) 어떠한 이름이 붙는 관계(친구 등)가 되지는 않음. 


이런 성격이다보니 취준을 하는 이 시기에는 일하는 곳에서나 부모님한테 '사람 많은 기업 들어가서 버틸 수 있겠어?'라는 질문을 종종 받음.

요즘 이런 질문을 받다보니 내 성격이지만 정말 답이 없구나 싶더라고. 


그냥 그래. 알고 있고 불이익이 생긴다는거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막상 살다보면 그런 문제점에 대해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될 대로 살고 있는 내가 있음.

억지로 머리 좀 붙들고 행동 바꾸려하면 내가 나한테 지쳐서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고(이 일로 쓰러진 적이 몇 번 있어서 더 신경 안쓰고 사는 것 같기도 함) 안하기엔 안하는대로 힘들 상황들이 생길거고 근데 타고난 성격을 20 중반인 이 상황에서 고쳐 쓴다는게 어디 쉽나...


정말 절박하게 살아남아야해!라는 생각이 있으면 억지로라도 하겠지. 근데 어렵게 살면서도(당장 하루하루 생활이 아슬아슬할 정도) 절박함을 못 느끼는거보면 내가 맛이 가긴 갔나봄.


글을 잘 못써서 뒤죽박죽이긴한데 그냥 이러고 살고 있다고... 얼마전에 사장님한테 이걸로 뭐라고 한 소리 들었는데 다른건 다 모르겠고 '이대로 큰 기업에 취직해서도 잘 살 수 있을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바뀌고 싶고 자신이 원해서 착한 '척' 밝은 '척' 해도 사람들 눈에는 그런게 보이는데 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니까 그런 성격이나 행동을 보여야한다니까 남들 하는 것처럼 따라하고 한다고 해서 좋아질까? 몇 년 해보니까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렇다고 내가 저렇게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 같지도 않음...


정신차려보니 답 없는 성격의 제멋대로인 꼬맹이가 어느새 20대 중반이 되었음. 가끔 이런 생각의 굴레에 빠져들 때마다 나도 참 아슬아슬하게 잘도 버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살아나가겠지. 죽는 것도 귀찮으니 그래도 살긴 사는구나.... 내 사고방식인데 뭐라 평가를 해야할지 모르겠네...



+ 정신과 진료 이야기는 안 꺼냈으면 좋겠음. 이미 무기력 때문에 만성 우울증으로 답 없는 상황이라 약물치료 중이거든

+ 그러고보니 정신과 치료 중에 '내가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런거라는 말을 들어봤음. 치료 중에 들었던 말 중 가장 와닿았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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