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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고지방 저탄수 식단 하는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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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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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몸에도 내 식습관에도 만족하며 평생을 살았는데 

나이가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 + 개인적인 이유로 내가 평소에 먹지 않았던 고칼로리 정크 음식 말고는

좋은 음식을 아예 구할 수 없는 환경에서 1년을 살았더니 살이 8킬로가 찌더라 

몸매는 둘째치고 내 스스로 내 자신이 너무 무거워졌다는 걸 느낌 + 폭식 습관이 생겨버렸어 


원래 엄청 천천히 먹는 사람이었는데 폭식 + 빨리 먹기가 몸에 배어버린 거임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나면 원래 내 사이클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그냥 그대로 유지가 되면서 

날이 가면 갈수록 탄수화물이랑 설탕 집착 심해지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밤에 폭식을 멈출 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고지방 저탄수 얘기를 최근에 어떤 사람한테서 듣게 됐는데 혹하더라고 

나는 한창 저 식단이 화제가 되었을 때는 저런 게 있는 줄도 모르다가 최근에 처음으로 알게 된 거 

그런데 외국에서 이미 폭넓게 흥하고 있고 관련 연구도 많이 나와 있길래 그것부터 찾아봄... 


그리고 한 번 시작해볼까 했는데 확실히 이건 사전 준비가 철저하게 필요한 다이어트 같아 

이 식단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체질로 변화하자!" 인데 

일단 몸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끔 적응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통 아주 타이트하게 하는 사람들은 하루 탄수화물 20g으로 제한하던데 나는 이게 비현실적이라고 봤어 

이렇게 하면 적응이 빨리 된다는데 나는 적응이 빠른 것보다는 오래 지속 가능하고 몸에 무리가 안 가는 방법을 원했거든 

그래서 처음부터 느슨하게 100g 을 목표로 잡았어 그리고 저기서 좀 올라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걸로 


(외국 사람들 하는 거 보니까 식단 강도를 20g=strict  50g=moderate 100g=light 이렇게 구분하더라) 


왜냐면 나는 탄수화물 중독과 폭식을 끊고 예전에 내가 유지해왔던 식습관으로 돌아가는 게 목적이라 


그리고 식단 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했어 일단 내가 제일 먹고 싶어할 게 무엇인가? 생각한 다음에 = 밥 빵 면 과자 

각각의 대체품을 냉장고에 미리 쟁여놨음 밥은 콜리플라워로 빵은 저탄수 빵 인터넷에서 파는 거 주문해놓고 

면은 곤약면 (+비상용 통밀 파스타) 과자는 돼지껍데기 튀긴 거 


그리고 저탄수 식품들 (내가 평소에도 안 질리고 즐겨먹었던 식품들로만) 로 냉장고를 가득 채웠지

초코아몬드 (설탕 대신 스위트너 쓴 거), 아보카도, 토마토 (이건 탄수화물 꽤 있지만 목표가 100그램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

호박 루꼴라 훈제연어 생선 필렛들 계란 베이컨 고기 종류 여러 가지 (쇠고기 스테이크부터 삼겹살까지 걍 멋대로 삼)

식품 고를 때 중요한 건 식이섬유 (영양성분표 보면 탄수화물 밑에 fiber 라고 되어 있는 거) 는 탄수화물로 안 친다는 거! 

그래서 탄수화물 30g이라고 써 있더라도 이 중에 식이섬유가 5g면 결론적으로 이 식품은 탄수화물이 25g인 거임 

이걸 머리 속에 넣고 마트 가서 이것저것 많이 사옴 


나는 일부러 버터를 퍼먹으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음 그게 이 식단의 핵심이 아니더라고 

이 식단의 방점은 저!!! 탄!!!! 수!!!! 임 그게 확보된 상태에서 배고프면 지방을 먹어라 이거지 

지방을 엄청 많이 먹어라가 아니라서... 저탄수에 초점 두고 단백질 지방은 크게 신경 안 쓰고 선택함 


마지막으로 2주일 간 나의 생활 스케쥴을 점검했어

2주일간 내가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약속이 있나? - 없다 

밖에서 음식을 사먹어야 할 일이 있나? - 없다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가능한가? - 있다 

두통이 발생한다면? - 소금물을 먹는다 


등등 유혹이 생길 여지와 케토플루 발생 시 대처법을 미리 차단하고 설정해놓음 

원래 늘 보는 먹방 프로그램들 (백종원 스푸파 같은 거) 이것도 2주간은 안 보기로 하고 

그거 대신 볼 드라마나 영화도 미리 확보해놓고 ㅋㅋㅋ 먹는 장면 없을 만한 걸로 



그리고 시작했는데 첫 3일간 식단을 어떻게 했냐면


아침 : 베이컨 + 스크램블 에그 (계란에 간 안 했는데도 너무 짜서 뭔가 필요할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토마토 보충)

점심 : 아보카도 + 토마토 + 루꼴라에 그린살사 뿌려먹음 

저녁 : 마요네즈+고추장 섞은 소스 (이건 내가 평소에도 늘 먹는 거) 에 삼겹살이랑 야채 + 구운 호박 


아침 : 베이컨 + 후라이 + 토마토 + 오트밀 반그릇

점심 : 초코 아몬드 한 웅큼 집어먹음 + 아이스 라떼 

저녁 : 버터에 구운 연어 + 사워크림(+레몬즙)+ 그린빈


아침 : 호박 + 훈제언어 + 루꼴라 

점심 : 아보카도 + 토마토 

저녁 : 닭가슴살 + 토마토 + 아보카도 + 루꼴라를 작은 또띠야 3장에 싸먹음



이런 식으로 1주일 지났는데 정말 신기한 게 뭐냐면 진심 밥 빵 면 생각이 1도 안 났어... 

심지어는 저러다가 소바 + 주먹밥 먹방 하는 예능을 봤는데 그거 보면서 웃다가 문득 깨달았어 

헐 나 지금 저거 하나도 안 먹고 싶잖아???!! 예전같으면 밤에 저런 거 보자마자 바로 부엌으로 가서 뭐든 해먹었을 텐데 

대체품으로 바로 불닭볶음면 해먹었을 텐데 진심 1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야 


그리고 이래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허기짐 식욕이 사라짐 처음에는 3끼 꼬박꼬박 챙겨먹었는데 

점점 것도 안 먹게 돼 별로 뭘 먹고 싶은 마음에 들지 않는 데다가 배고플 때 아몬드 몇 개 주워먹고 나면 

식욕이 싹 사라짐 그리고 대체품이라고 미리 사놓은 거 전혀 손도 대지 않았어 ㅡㅡ;  필요가 없어서... 


그래서 몸무게가 빠졌느냐면 ㅇㅇ 3키로 빠짐 근데 이건 탄수화물 안 먹어서 근육에서 빠지는 수분이라고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건가보다 했고 내 목적은 감량보단 폭식 끊고 원래 사이클로 돌아가기라서 나는 지금 엄청나게 만족 중이야 


그리고 100g으로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50g 정도에 맞춰가고 있더라 이건 내 의지가 아니라 굳이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안 먹다보니까 그렇게 되더라고... 칼로리는 얼만지 몰라 계산도 안 함 몸무게로 계산해보니 지금 탄단지 비율이 대강 1:2:7이던데 

권장 영양섭취 가이드라인은 5:3:2 정도고... 나의 목표는 안정기에 접어들면 서서히 비율 조정 들어가서 내 평생 식습관을 저 정도 

혹은 저것보다 살짝 낮게 탄수화물 량을 40% 정도로 맞추는 거임 


다시 말해서 이걸 계속 할 생각은 없어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 싶으면 아주 천천히 탄수화물 함량 늘려나갈 거고 

그래서 예전 내츄럴하게 건강했던 내 식습관으로 돌아가는 게 최종 목적임 그 과정에서 살이 안 빠져도 상관없어

나는 밤에 폭식해서 속 더부룩하고 자꾸 트름하는 상태로 자는 내가 너무 혐오스럽고 싫었고

그 다음 날 자고 일어나면 또 속 불편할 걸 알면서도 자제 못 하고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계속 먹는 나를 고치고 싶었으니까

그것만 바로잡히면 성공임


몸 상태는 어떠냐면 - 힘 없고 피곤하고 두통이 있음 (이미 알고 있던 증상이라 그런가보다 함 

두통은 심하지 않고 약간 뒷통수 쪽에서 떠도는 불편감? 정도라 그냥 그대로 두고 있고 피곤한 것도 뭐 그럭저럭...) 

대신 속이 너어어어어어무 편함 트름 엄청 하는 사람이었는데 것도 싹 사라짐 탈모도 없음

허기라는 게 느껴지지도 않고 느껴져도 막 먹을 걸 갈구하는 허기가 아니라 되게 잔잔한 허기임

그리고 운동은 안 해서 모르겠고 공부하는 데는 아무 지장 없더라 오히려 머리 완전 쌩쌩 잘 돌아가는 중;; 



아직 초기긴 하지만 내가 내 식단을 정리하고 각오 다지는 의미에서라도 

사실 넘 쉽고 재밌고 만족스러워서 각오를 새삼 다질 필요도 없긴 하지만 

어쨌든 그래서 써보는 초기였다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지속 가능하다 하면 또 와서 써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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