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chi_1022-
아주 많이 사랑해야 결혼이란 걸 할 수 있다. 그때는 제법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 이제와 생각하니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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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모자란 점을 보여주게 될 지, - 늘 어른인 척 하던 그의 약한 모습은 언제 드러날지.
우리는 과연 얼마나 오래 서로를 귀여워하며 언제까지나 뜨거울 수 있을지, 콩깍지는 과연 벗겨질지, - 혹시 상대의 자는 모습이 못나보이고 체취가 싫어지는 순간도 올지.
우리는 어떤 순간 언성높여 싸우게 될지, 닿기조차 싫은 순간도 있을지, - 부부의 사이좋은 상태란 과연 무엇인지.
- 연인일 때와 무엇이 그리 달라서 다들 결혼 결혼 하는 건지.
나의 가장 추하고 초라한 모습도 눈물로 안아주는 사람이 진짜로 생길지, - 이사람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지.
- 이 모든 것을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결정하다니, 급기야 신비롭게 느껴지는 것이 결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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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수십 년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이 한 집에 살며 진짜 가족이 된다. -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 언제든 헤어지면 남이다.
- 그렇기에 결혼은 더 많은 노력과 행운이 필요한 것 같다.
서로의 노력과 얼마간의 행운으로 순식간에 1년이 지났다. - 자정이 되자 남편은 결혼 축하 노래(?)로 애교를 주었는데,
- 나는 1년 간 서로 감사한 점과 아쉬운 점을 말해보자고 했고 순간 아차 했다.
- 이런 나를 늘 웃게 하고 살 맛나게 해줘서 고맙다.
우리 결혼이 성공적인지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넘 냉정한가), 언제까지나, - 내가 한 해 동안 당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는 걸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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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_wedding_anniversary
유머 김소영 결혼 1주년 때 올린.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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