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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지방종과 함께 살아가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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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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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 회사 건강검진에서  가슴에 2cm 정도의 지방종 추정 결절이 있으니 6개월 후 다시 보라는 소견을 받았음(서면 통지 결과로) 
 1년 전만 해도 못 듣던 소린데 첨엔 지방종이란 거네 ㅇㅇ 하고 스루했다가 갑자기 신경쓰이기 시작.  
 감을 잡으려고 서치를 시작했는데 가슴에 2cm면 꽤 큰 거더라고. 
 가슴(유방)/ 2cm(n cm) /지방종 등을 조합해 다양한 검색을 시도했지만 서치 잘 한다고 자부하는데도 속시원하게 같은 사례가 잘 없었어
 오히려 지방종인 줄 알았는데 더 안 좋은 쪽이었다 이런 결과가 많아서 그때부터 좀 불안해지기 시작.

 병원 서치 시작. 어느 단계 병원부터 갈까 하다가 
 큰 데는 아니고 가슴 잘 보고 의사가 괜찮다는 병원을 무슨 맘카페? 동네카페? 댓글 같은데서 보고 결정. 
 빠르게 접근 가능하고, 경험 많고 자세히 봐주고 설명해줄 수 있는 곳을 원했음.  
 느낌이 진짜 병원 다니는 사람 댓글이었는데, 얼추 써놓은 내용으로 지도 보고 추리해서 여기 맞냐고 쪽지 보냈더니 맞다고 해서 찾아감     

 다시 초음파. 역시 의사선생님 소견은 같았어. 그때까진 아무리 해도 못 느꼈는데 선생님 따라서 만지니까 그때서야 촉진이 되더라. 
 꽤 큰 고무공같은 게 한쪽 가슴에 있었음. 누르면 피하듯이 옆으로 튕겨나가는 느낌. 아픔 같은 거 없음.   
 화면으로 보여줬을 때는 무슨 젤리빈 모양 같았고 딱 봤을 때 모양이 나쁜 놈은 아니라고 함. 

 다만 맘에 걸리는 건 크기. 누가 봐도 악성이고 급하게 바로 다음 단계로 넘겨야 하는 그런 건 아님  
 근데 100% 착한놈입니다 발뻗고 주무세요 땅땅은 못해주겠다..는 그런 말이었음  
 거기에 드물게 나쁜 놈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첨언도 있었지. 
 건강검진 결과 cd를 떼왔으면 좀 더 참고가 됐을 거라고 했어. 가슴 쥐어짜는 검사에서 잘 보이는 게 있는데 거기서 이게 안 보였을 리가 없다고.  
 근데 그 cd를 봐도 결국은 육안 참고 자료가 하나 더 느는 거지, 여전히 100% 판단은 못 한다고 했어.  
 100% 확신하고 싶으면 조직검사로 알 수 있다. 마음에 따라 굳이 안해도 된다는 결론. 

 의사 말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음. 성격이 조급해선지 몰라도 에이 아니겠지! 내가 믿고싶은대로 믿을랭! 하고 돌아서진 못하겠는거야 
 이미 병원 오기까지 많이 불안해놔서 확실히 결론을 보고 싶었고. 2cm라는 '크기'가 너무나 신경쓰이는 상태였음.   

 조직검사는 생각보다 견딜만 했어. 아니 별로 아프지도 않았어 ㅋㅋ 
 그냥 모기 주둥이같은 긴 바늘이 가슴에 쑤욱 들어가서 스테이플러 몇 번 탕탕 박고 나감  
 의사선생님이 '...과하게 차분하신 것 같은데요..?' 하며 당황함 ㅋㅋㅋㅋㅋ 
 원래 아픈걸 잘 견디기도 하는데 가슴이 별로 크지 않고(..) 부위도 가슴 바깥쪽이라 얕게 들어와서 그런 것 같음.  

 조직검사 부위에 붕대를 칭칭 감고 며칠간의 기다림이 시작됨.  
 집에서는 몰랐는데 (가족 스타일상 막 다같이 불안해하면서 지내기 싫었음) 겨울이라 좀 수월하더라 
 중간에 조직검사 상처 보려고 시간을 빼야 했음. 평일이고 바쁠 때라 회사 상사(이성)한테 그냥 말함. 
 근무중에 병원행차 한번 안 한지라 무명씨는 참 건강하단 말야! 홧홧 하던 상사 얼굴에 수심이 드리우는 눈치;  

 태연하게 지냈지만 마음은 지옥이었어. 속 시끄럽다는 말이 딱임. 2cm나 되는 놈 속에 과연 좋은 것만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듦   
 이 가운데 제일 현실적으로 위로해준 건 섬유선종 제거해봤던 친구. 난 그 친구가 조직검사 받고 입원하고 그럴 때 어느 정도의 일인지, 많이 헤아려주지 못하고 위로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고마웠음..  

 생각보다 일찍 결과가 나왔고 병원으로 갔음. 늦었지만 혹시나 해서 건강검진 cd도 떼서 들고 감 
 결론은 순도 높은 지방종이 맞았음..^^ 나쁜 걸로 변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극도로 조심스러웠던 의사선생님이 이날은 확언을 해주심.  
 보통 지방종은 뭐 어깨 등 이런데 생긴다던데 왜 난 가슴에 자리잡은거지; 생각함 
 병원이 제거술도 많이 하는 곳이라 바로 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생각이 다르셨음 
 여기서부턴 다시 조심스럽게 돌려돌려 말을 하셔서 내가 잘 알아들은건지 모르겠는데
 
 -제거는 간단하게 가능하다. 근데 보험 체계가 #$%#$해져서 가슴에서 악성 종양이 아닌 단순 지방종을 제거하는 건 혜택을 받기 어려울 거다
 (어차피 나 무명 아직까지 보험 하나 든 게 없음..마음 편하게 살 수만 있다면 돈 걱정은 별로 안 했음 그래서 하려고 함)      
 -2cm짜리 빼내면 흉터가 작을 순 없다. 그래도 최소화하는 크기와 부위로 빼줄 수는 있다. 
 근데 굳이 미혼에, 가슴에 흉터를 내가면서, 비싼 돈을 주고 당장 빼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이건 지방이고.. 가슴은 없는 지방을 넣기도 하는 곳인데..(말끝을 흐리는 우스갯소리였지만 어쩐지 나는 눈앞이 흐려짐ㅠㅠ)  
 -속옷 착용이 불편하거나 모양이 튀어나오거나 암튼 불편해지면 그때 생각하자. 

 그래서 주기적으로 추적관찰만 하기로 한 게 한 4개월쯤 전 일임. 
 가끔 동태 파악하려고 촉진으로 만져보면 묘함. 대체 헷갈리게 왜 가슴에 자리잡았나 싶기도 하고. 
 마음 편해졌으니 하는 말이지만 지방이 보기에도 이곳이 절실해 보였나..라는 유머로 자신을 달래고 있음; 
 이게 커질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냥 이대로 얌전히 살아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점만하게 남은 조직검사 흉터도 꽤 오래 가고 신경쓰이더라고.  
 
 뒷얘기로, 병원 스타일에 꽤 만족해서 첨에 알려준 분한테 쪽지로 감사 인사도 남기고 서로의 건강을 빌어줌 ㅎㅎㅎ  
 그리고 한 일주일은 커피와 해악으로 꼽히는 음식, 치즈 등 유제품도 뚝 끊고 몸이 청정해지는 듯했으나 요새는 해이해짐..   
 커피 대신 루이보스차를 마시려다가 유방에 안 좋단 얘기가 있어서 자스민차를 마시는 정도.
 
 요새 난리인 지방종 수술 얘기 보면서 
 잊고 살았던 동거지방종이 생각나서 한번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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