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년 11월은 홍콩, 대만의 아시아 공연이 연이어 열렸습니다. 이 해엔 한국에도 갔으니 V6는 3개국에서 노래를 부른 셈입니다만, 무대에서 보면 팬들의 타입이 나라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선 홍콩. 저는 처음이었지만 우리 사무소에서 킨키키즈나 카미센이 이미 공연을 했었기에, 그들에게 사정을 들었습니다. 그들이 말했던 것은 "굉장히 열정적이지만 (팬들의) 가까이에 다가가면 부끄러워해"라는 것. 카메라를 향하면 다들 얼굴을 가리는 경향이 있다는 듯, 그 이유는 '콘서트에 간다'는 것이 아직 불량스럽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희들의 공연에서는 그래도 함께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며 열정적인 분위기였지만, 부모 몰래 온 아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각 나라의 사정이 다른 가운데 더듬더듬 연출을 생각했지만, 저에게는 처음 가보는 나라인데다 2공연 밖에 없었기에, 어떤 느낌인지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채 끝나버린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다소 소화불량인 기분.
홍콩의 관객들은 한마디로 말하면 잘 감동하는 사람들. 어떤 댄스에든 모두 놀라고, 옆돌기를 하면 우와!! 하고 환성을 지릅니다. 일본에서는 백턴을 해도 이젠 별로 놀랍다는 반응을 못보는 저희들로선, 정말이지 하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대만의 관객들은 어찌됐든 가만히 있지 못하는 하이텐션인 사람들. 예를 들어 멋지게 춤추는 곡에서도 "켄짱켄짱켄짱-" 같은 켄짱콜이나 이놋치콜이 줄어들질 않습니다. '그런 응원방식은 좀 아니지 않나요...'라고 생각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저희들ㅋㅋ 대만의 팬들이 모를 것 같은 노래에서도 거리낌없이 계속되기에 방심하고 있으면 저희들이 그 파워에 삼켜질 것만 같아집니다. 홍콩에서는 별로 못봤지만, 대만은 원동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든 뭐든 어디서나 뒤쫓아오는 나라로, 그런 파워가 콘서트장의 분위기에도 잘 드러납니다. 굉장한 것은 원동자전거끼리 충돌해도 곧장 다시 일어나 뒤쫓아오는 것. "우와 아직 쫓아오고 있어!" 라며 멤버끼리 깜짝 놀란 적이 있다니까요.
참고로 실신하는 사람이 자주 나오는 것도 대만. 모두 스탠딩석으로 굉장히 더운데, 그런 곳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무리도 아닙니다만, 흰눈을 뜬 채 실려가는 사람을 보면서 방긋방긋 웃으며 노래하는 것은 실로 복잡한 기분입니다.
복잡한 기분이라고 하니 예전에 한번, 매번 사람들이 몰려들어 큰 소란이 되는 공항에서 개그로 넘어지는 척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날 "이노하라 넘어짐"이라고 커다랗게 사진이 실렸습니다. 경고의 의미도 포함해서 조금 웃게 해볼까 싶었던 것입니다만, 아무도 웃지 않았던 데다가 굉장한 얼굴이 찍혀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그게 실리기까지.
그리고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눈앞에서 여자아이가 넘어지면 저희들도 당황해서 "밀지말라구~!"라고 무심결에 말해버립니다만, 그러면 다음 날의 신문에 '태도가 나쁘다' 라는 식으로 곧장 기사가 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지기 직전의 상황을 무시할 수도 없고... 이 부분은 정말이지 복잡한 기분입니다.
한국은 저희들의 단독 콘서트가 아니었습니다만, 한마디로 하자면 '응원대전의 나라' 라는 인상. 아마도 아시아에서 가장 남성 아이돌이 많은 나라일테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수막 등이 엄청나게 커다란 것이 특징입니다. 보기에 화려하고 무대에 섰을 때 이쪽이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 이 나라. 무대에 서는 쪽의 사람이 관객들의 연출에 놀라게 되는 것이니, 한국인들은 자기 어필에 뛰어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라에 따라서 반응이 좋은 곡에 그렇게 차이가 있진 않지만, 선곡은 싱글 중심으로 했습니다. 더해서 일본에서라면 후렴구만의 메들리로 하겠지만, 외국에서는 후렴구를 끈질길만큼 반복합니다. 익히기 쉬운 싱글 곡을 우선은 다같이 부르는 것으로 V6의 인상을 더욱 강하게 남기려는 의도입니다. 곡수는 일본의 콘서트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콘서트장 넓이가 제한되어 있어 일본과 똑같은 연출은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춤을 늘리거나, 좁은 곳이라면 되도록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상의 3개국에 더해 02년 11월엔 중국 전역에서 저희들의 CD가 발매되었습니다. 중국은 15억명이라는 거대 시장입니다만, 외국인 아티스트는 5만장이면 골든디스크라고 합니다. CD 발매 다음 달부턴 저희들의 tv 방송도 현지에서 스타트. 얼마 전까진 아시아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특별한 일이었는데, 문득 정신이 들고 보니 스케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 몰려서 위험해지니까 넘어지는 척 몸개그하는 걸로 살짝 돌려서 경고하려는 이놋치 넘나 상냥하고요ㅠㅠㅠㅠ
우리나라 관객들 연출 놀랍대서 저 자리에 있지도 않았지만 괜히 자랑스러움ㅋㅋㅋㅋㅋ 그니까 내한 한번 더ㅠㅠㅠ 멋진 이벤트 보여줄텐데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