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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니시키도가 여동생 결혼 때 쓴 웹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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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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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형용하기 힘든 사건이에요


2006.4.1 만우절

제 여동생이 결혼했습니다

처음 그 얘기를 듣게 된 건 1월 하순경이었습니다


심야 2시 쯤

Dream Boys의 본방과 SHOCK의 리허설이 겹처 조금 지친 상태로 침대에 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었더니

머리맡에서 핸드폰의 착신음이 조용한 방안에 울려퍼졌다

액정화면을 보니 가끔씩밖에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 여동생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통화버튼을 눌러


"여보세요"


전화를 받았더니

평소와는 달리 묘한 목소리로


"여보세요? 료오빠?"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생각해서


"무슨 일이야?"


라고 물었더니, 당돌하게


"...나 결혼해 지금 배 속에 아기가 있어서 9월에 태어나"


?


"에? 참말로?"

"응"

"응 알았어"

"말해두어야 할 거 같아서"

"응 힘내 그럼이만"


끊어버렸다

불과 몇 초 간의 대화엿다


결혼한다는 사실에도 물론 놀랐지만, 그것보다도 침착한 모습과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진지한 어조에 더 놀랐다

통화하고 있는 동안 확실히 나는 여동생보다 몇 살이나 아래인 동생이 되어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몇 번이나 머릿 속에서 되풀이해서 생각해보고 나서야 겨우 사태가 파악되었다


"..거짓말"


다시 한 번 핸드폰을 손에 들고 이번에는 내 쪽에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아니 상대는 누구야?"


... 오빠 행세를 하고 있었다


"ㅇㅇ라고 하는 사람"

"아 그래? 알겠어"


.....


"그럼 이만"


다시 끊어버렸다

그리고 또 다시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남자친구랑 같이 있는거야?

"응 같이있어"

"좀 바꿔줘봐"



"네 전화 바꿨습니다 ㅇㅇ입니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니시키도 료입니다"

"처음뵙겠습니다 ㅇㅇ입니다"

"잘해, 만약 내 동생을 울리기라도 하면 절대로 용서안할테니까

니시키도가(家) 전원이 흠씬 패줄거니까 잘해"

"네, 걱정마세요 평생 지켜주면서 꼭 행복하게 해줄겁니다"

"응 다행이네, 그럼 이만"


그때 당시에는 여동생과 동갑으로 나보다 2살 아래인 신랑이, 어려서 그런지 아무것도 주변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주변이 보이지 않는 덕분에 두 사람이 나아가야할 길만을 확실히 바라보며 당장에라도 달려나갈 것만 같은 에너지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이 녀석과 결혼하는건가


만난 적도  한 번도 없었고, 얼굴도 모르는 처남에게 처음으로 매형노릇을 하는 기쁨도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입니다만, 니시키도가의 남자들은 모두 똑같은 말을 그에게 했다는 모양입니다


3월 초순


SHOCK의 본방을 한 발 앞서 마치고, 새해들어 처음으로 오사카의 친가로 돌아가게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밥을 하고 있어다


"배고파~ 밥 줘~"


오랜만에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식사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3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


귀에 익지않은 남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저녀석이구만! ㅇㅇ여!!!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여동생이 얼굴을 들이밀며


"어서와"

"오~ 다녀왔어"

"처음뵙겠습니다 ㅇㅇ입니다"


동생의 남편될 사람이었다

옛날부터 야구를 해왔다는 듯했다 건장한 몸이었다


그 때, 밥이 다 되었다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의 남자친구는 부엌에 들어가 엄마의 옆에서 밥을 담거나 반찬을 담는 걸 돕고 있었다


의외로 친숙해져있었다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기 싲가했다

어색하게 밥을 먹고 있는 나와, 와구와구 먹으면서 엄마에게 들리도록 큰 목소리로 '맛있다 맛있다' 라고 하는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귀여운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오랜만에 엄마의 요리를 맛보고 잇었다


좀 더 이런맛이 나도록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라던가, 된장국의 건더기가 너무 많다던가, 이런 억지도 부리고 있었다

된장국의 건더기가 보바같을 정도로 많아서 끊임없이 불평하고 있던 나에게 누구군가가 어색하게 목소리를 냈다


남자친구였다


"... 된장국 덜은거 저예요"

....

"..아, 고마워"


어색했다

뭐 이렇게 저렇게 시간은 흘러 어색함은 사리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결혼식 전까지 이 젊은 부부를 만날 일은 없었다

결혼식 날짜를 들었을 때에는 깜짝 놀랐다


2006.4.1. 만우절



"거짓말이었어요"란 말로 해결될 일도 아니고.
뭐 들뜬 분위기에 이렇게 정했다는 듯 합니다.


나는 결혼식 전날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결혼식 날짜가 정해진 날부터 계속 매니저에게 그 날만은 제발 어떻게 해서라도 비워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오사카에 도착했다.
하지만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내일 함께 갈 친구들 몇 명이서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갔던 건 새벽녘이 다 되어서였습니다.



2006.4.1. 만우절



눈을 떠보니 가족들은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꼼꼼히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있는 엄마.
면도를 하고 있는 형.


나도 수트를 입었다.
넥타이는 매지 않고, 앞주머니에 흰 손수건을 꽂았다.
친구와 큰 형을 태우고 식장을 향했다.


나라현의 식장이었다. 
자연에 둘러싸인 식장은, 하늘은 흐렸지만 매우 아름다웠다.
주차장에서는 사슴도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니고 있었다.


접수하는 곳에 축의금을 건네고, 식이 시작할 때까지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TV를 보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


친척꼬마가 불러서, 교회로 들어갔다.
나는 신부측 자리의 두 번째 줄의 버진로드 쪽에 앉았다.


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오르간의 반주소리와 함께 우선 신부님과 신랑이 입장했다.
그리고 신부 입장의 순서가 되었다.

문이 열리자 연미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눈을 내리깔고 있는 여동생이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계속 코를 훌쩍거리고 있었다.

오른쪽 다리를 내딛고, 양 다리를 모으고,
왼쪽 다리를 내딛고, 양 다리를 모으고,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디에서 온 눈물이었는지는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깨끗하고 순수한 눈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걸음씩, 한걸음씩
다가오는 아버지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신부를 신랑에게 맡기고 자리에 앉았다.
그 때, 저는 눈물로 얼굴이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찬송가를 제창하며, 식은 차분히 진행되고 있었다.
부부에의 가르침, 반지의 교환, 맹세의 입맞춤을 끝마치고, 너무나도 아름다워 마치 꿈같은 공간이었다.
마지막, 신랑신부가 퇴장할 때, 문이 닫히고 나서도 나는 혼자서 계속해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근처에서 누군가도 박수를 치고 있었다.


아버지였다.
아버지도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플라워샤워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피로연이 시작할 때까지 나는 또 차에서 기다렸다.
여운에 잠겨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감동했다.



슬프다

기쁘다

쓸쓸하다



이런,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피로연이 시작되고, 식사를 하면서 여러가지 이벤트를 즐기고 있었다. 
옆에 앉은 아버지에게 내가 못먹는 생선을 드리거나, 아버지가 못먹는 고기를 내가 먹기도 하고, 부모님과도 즐겁게 대화를 했다.
여동생이 정한 자리대로 앉아서.


중간에, 남자형제들이 『3월 9일』을 불렀다.
분위기를 타서 노래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럽지만...

  
피로연도 종반을 맞이해, 여동생이 태어났을 당시의 체중과 완전히 똑같은 무게의 인형을 어머니에게 드리기도 하고, 여동생이 부모님에게 쓴 편지를 읽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오열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잘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2006.4.1. 만우절



이런 느낌으로 최초의 결혼식을 여동생의 결혼식으로 경험했습니다.
여러분께 잘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좋았어요.


뭔가 저만의 갱신이라,
죄송하네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졌으면 하는 두 사람이 생겼으니, 계속해서 응원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니시키도 료라고 하는 오빠가. 



무지 울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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