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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토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벚꽃입니다만, 제가 4월생이기도 해요.
사노 나도 4월생이야. 며칠인가?
도모토 10일이에요.
사노 나는 제일 까다롭지. 1일이야.
도모토 그런가요? 와-. 벚꽃이 만개하는 계절에 태어났기 때문인지 벚꽃에 대해서 굉장히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고향인 나라에 요시노의 천본앵(千本桜)이 있어서인지 벚꽃을 떠올리면 고향이나 나라에 연결 지어 버리네요. 일본인이라면 모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요. 고향과 깊게 연결된 벚나무도 있나요?
사노 기후 현에 쇼우카와(荘川)라는 마을이 있는데, 강이 흘러서 그런 이름이 붙었지. 거기에 큰 댐을 건설하게 되어서 마을이 수몰되어 버린 거야. 지금으로부터 50년 정도 전일까. 그 시절에는 그런 일이 많았다네. 그래서 마을이 전부 사라지게 되었지.
도모토 전부.......
사노 사찰이 두 군데 있고, 각각 4백 살 정도 되는 커다란 벚나무가 있었어. 마을이 있었다는 표시를 뭔가 남기고 싶었지만, 보통의 벚나무는 옮겨심기가 어려워. 처음에는 안 될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도, 100미터 쯤 아래부터 계-속 끌어 올렸어. 그랬더니 그게 들어올려진 거야. 정말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도모토 우와, 대단하네요!
사노 그건 역시 마을 사람들의 기운이 스며들었기 때문일 거야. 얼마 후에, 이주했던 사람이 그걸 보러 왔었지. 정말로 마음의 고향, 그걸 대체할 수 있는 건 그 나무뿐이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깃들어 있는 것. 그게 고향이지 않겠나?
도모토 과연...... 깃들어 있는 것이로군요.
사노 자네 나라 출신이라고 했는데, 그럼 자네만이 나라의 진정한 것을 알 수 있는 거야. 지명, 장소, 이런 건 누구라도 알아. 그래도 그 장소의 진정한 것은, 자네의 가슴 속, 즉 마음에만 남아 있지. 자네의 경우 그게 벚나무가 된 거고. 3백 년, 4백 년 긴 시간 동안 그 땅에 뿌리내리고 있으니까. 대대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쇼우카와 벚꽃(荘川桜)」은 그런 것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도모토 그 벚꽃은 마을 분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사노 의지할 수 있는 것, 치유 받을 수 있는 것이겠지. 그 벚꽃이 건강하게 살아 있을 때 자신들이 이 벚나무 아래서 놀았다든가,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을 거야.
도모토 정말로 벚꽃은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 벚꽃이 핑크색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핑크색이 되어 있을 때는 굉장히 애지중지하는데 떨어지면 전혀 보지 않잖아요. 저는 그런 태도를 취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푸를 때의 벚꽃도 정말로 아름답고, 꽃봉오리는 단아하고 요염하기도 하고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는 인간으로 살아가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해요. 벚꽃은 「깃들어 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여러 사람의 감정을 알려주기도 하는구나 하고 느끼네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의 앨범은 아니지만, 고향은 인간이 이어지는 하나의 다리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노 이야, 그런 것을 생각하다니, 자네는 대단하구먼. 서양 것을 좋아하고 좀 튀는 애라고만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사람이로군, 자네.
도모토 사노 씨 댁은 지은 지 얼마 정도 되었나요?
사노 2백 년 정도 되었으려나?
도모토 에~. 제대로 된 부뚜막도 있고, 목욕탕은 고에몬부로(역주: 철로 만들어진 목욕통)인 그런 집인가요?
사노 그래. 물은 우물에서 길어다 쓰고, 에어컨은 써본 적이 없지.
도모토 정말인가요? 지금, 지구의 기온이나 기후가 이상해졌잖아요.
사노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긴 하지만, 그건 하나의 주기가 아닐까 해. 인위적인 것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몇억 년이라고 하는 하나의 순환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
도모토 그렇군요. 벚꽃도, 지역에 따라 성격이 다른가요?
사노 여기저기의 벚꽃을 조사해 보면 피는 법도 달라.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전부 달라지니까.
도모토 그건 땅 때문 아닐까요. 벚나무를 기르고 옮겨 심고 할 때에 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벚나무는 역시 토양이 중요하지요?
사노 그래, 토양은 중요하지. 흙이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 그걸 모두 지금 콘크리트로 덮어 버려서 모르는 새에 자연을 파괴해가고 있는 거야.
도모토 호흡을 못 한다는 거로군요.
사노 그래그래, 이물질이 들어가면 우선은 뿌리를 뻗을 수 없어. 그리고, 토양도 산성·중성·알칼리성이 있는데, 식물은 약산성을 좋아하는 것들이 많지. 그래서 비료를 많이 쓰면 안 좋으니까, 석회로 중화시키고. 맨 처음에 자네가 말했던, 연기를 피우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재는 알칼리성이야.
도모토 아, 정원의 여기저기에 피우고 있던 거요.
사노 말라 죽은 나무나 솎아낸 것을 적당히 땔감으로 해서, 그것을 태우는 거야. 그러고 나서, 우리 집은 아직 고에몬부로를 쓰니까, 욕조를 데우거나 부뚜막에서 밥을 짓고 나서 생긴 재를 가져다가 정원에서 태우지. 너무 많이 하면 또 안 돼. 소위 말하는 지구의 핵은 암석으로 되어 있으니까, 그게 뭐, 움직여서 지진이 되고, 그런 것은 항상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 위에 물이 생기고, 공기가 생기고, 몇 억 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천천히 천천히 생물이 생긴 거겠지.
도모토 네.
사노 생물이 생길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야. ‘상성(相性)’이라는 거지. 음악을 하는 세계에도 상성이라는 게 있을 테지.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도 상성이 좋지 않으면 맞지 않아. 그게 흔히 말하는 토양이라는 녀석이지. 그래서 농사를 짓는 집에서는 토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가기도 한다네. 그 때는 또 물이 연결되어 있지. 흙과 물과 공기, 이것은 없으면 큰일 나는 것들이야. 거기서 자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자연의 산을 보면 대충 알 수 있지. 상성이야.
도모토 자연을 보면.
사노 그러니까 사람이 만나는 것도 상성이 맞으면 잘 해나갈 수 있어. 상성이 맞지 않으면 아무것도 좋아지는 것이 없지. 그 토양이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일 뿐이야. 식물에 대해 학문적으로 여러 가지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해 보면 학문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많이 있어. 그것은 스스로 생각해서 맞추어 가는 거지. 그거야 뭐, 인간의 생활도 사람들 사이의 만남도 모두 그런 거야.
도모토 벚꽃도 토양이라든가, 고향이라든가, 그런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사노 뿌리를 뻗어 나가는 거야. 그러니까 자네도 음악 세계에, 우선은 뿌리를 뻗어 나가야지.
도모토 뭔가 아까부터, 벚꽃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제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사노 아니, 그런 엉뚱한 소린.
도모토 그렇게 들리는 걸 보니, 사람의 삶과 벚꽃의 삶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완전히 다르지도 않다고 말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사노 그럴 지도 모르겠네.
도모토 사노 씨에게 있어서 「고향」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사노 「고향」이라는 장소, 라고 할 만한 곳은 없어. 그렇지만, 조상님은 있지. 그곳이 「고향」이야. 원점이고. 그렇게 생각한다네.
도모토 과연 그렇군요.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네요. 제 선조들이 어떤 분이셨는지 알아본 적은 없지만, 알아보면 다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노 그건 말이야, 역시 좋은 장소에 나고 자랐어. 나라의 니시다이지는, 헤이조쿄(平城京)의 서쪽이었으니까. 장소가 상당히 좋지.
도모토 굉장히 사치스러웠죠. 눈앞에 있는 풍경이 똑같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노 그걸 자기 인생에서 잘 나타내면 되는 거야.
도모토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