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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의 발소리> 밤하늘의 심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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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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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링크: http://theqoo.net/232170452


  참새가... 참새가 길모퉁이에서 죽어 있었다.

  무언가에 밟힌 걸까.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여러 감정이 떠올랐다.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해도 위선자 같아 한심했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해도 참새에게는 변하는 것이 없으니까. 그래, 무엇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역시, 무언가가 변할 수도 있다고 믿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내 안의 따스함 같은 것을 참새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라는, 석양이 내리는 거리였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흐름 속에 잠시 멈춰 서서 몸을 굽혀 참새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결국 나도 무릎을 펴고 참새 곁을 떠나 걸었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

  가끔 이런 것을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각각 영역이 있고,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라고. 그 영역 안에서 나답게, 그리고 나 이외의 존재들에게도 되도록 다정하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살아가면 좋겠다 하고. 영역을 폭력으로 지키지 않아도 되도록 우리의 문화나 말은 발전을 거듭했을 텐데, 발전과 함께 왠지 폭력도 커져서 많은 생명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미사일이나 전차 같은 무기보다도 말이 더 무서울 때도 있다. 무섭고 슬프고... 정말로 성가시기도 하다.

 

  그 참새에게도 우리의 말을 대신할 울음소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이해했다면 참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저 신의 뺄셈이었던 것일까(신은 하늘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생물의 덧셈이나 뺄셈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날, 너는 길가에 누워 말이 아닌 메시지를 열심히 내었지. 그것을 알아차리고, 나는 너를 느끼려고 했었어. 아마도...

 

  말은 무섭다고 생각하면서도, 모순된 나는, 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네가 건넨 메시지에 의미를 주고 싶었는지, 내 펜은 계속 달려 나가고 있다.

너는 지금 하늘을 날아가고 있지는 않다.

  석양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하늘인데도.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나는 슬퍼진다. 괜한 참견일까... .

  어떤 일이 일어날 때마다 무언가를 느껴 보려고,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필사적이 된다. 나만이 될 수 있는 나 자신으로, 지금 이 순간을 느끼려고 필사적이 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최대한으로 맛보면서 매일을 꿋꿋이 살아나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왠지 요즘, 불안이나 슬픔이 자주 덮쳐 온다.

 

  내 주변에는 많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생물이나, 물건이 넘쳐흐른다. 그것이 내 영역이다. 내 보물이다. 곁에서 계속 변하지 않는 사랑을 쏟아 주는 사람도 있고, 나를 기다려 주며 감정의 색이나 모양을 바꿔서, 지켜봐 주는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은 행복하고 상냥한 파동이 되어 내게 닿는다. 그 파동을 먹으며 기운을 되찾아, 매일 싸운다. 인간은 섬세한 생물이라서 불안이나 공포가 덮쳐온 순간, 그 의미를 생각하거나 이해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상처받기도 한다. 말이라는 것이 있는데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몇 번이고 필터를 거쳐서 원래 의미나 감정을 왜곡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내가 소중히 하는 관계 중에는 필터가 필요 없는 관계도 많이 있다. 필터를 거치지 않고 내뱉은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관계. 그 관계에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다정한 온도가 흐르고 있다. 매달 이 문장을 읽어 주는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고마워요. 진심으로. 내가 단지 한 마리의 참새의 죽음을 온몸으로 느끼려고 하는 것처럼, 나를 온몸으로 느껴 준다면, 거기서부터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영역이 만들어진다. 앞으로도 이 영역을 소중히 하며 살아가고 싶다.

 

  사람들은 내게 여러 가지의 사랑을 건넨다. 많이 많이. 나도 많이 많이 건네준다.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많이 많이 건네준다. 불안이나 공포에 지지 않고 많이 많이 건네준다.

  어린 주제에...하고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은 정말 시간이 모자라다. 하루하루가 예전보다 몇 백 배 섬세하게 느껴진다. 어릴 때에는 수면 시간이나 사람의 다정함을 잡아먹는 나날을 보냈기 때문인지, 요즘 그렇게 느낀다. 겨우 내 시간이 생기거나,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인지. 인간다운 시간이 늘어나서일까, 아마도.

어릴 때는 정말 힘들었다. 그렇지만 뛰어넘었기 때문에 그 힘듦이 시련이 되어, 지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느낀다.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이 기쁨을 이렇게 전할 수 있는 것도 기쁘고, 길러 주신 어머니께도 기쁨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지금, 창밖은 별이 쏟아지는 하늘. 이 밤하늘을 건너 나로부터 모두에게, 나로부터 어머니께. 그리고 나는 알 수 없는 복잡한 영역에서 힘내며 자신답게 날았던 참새에게...

  내 키스가...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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