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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의 발소리> 강해지면, 상냥함을 누구에게도 건네주지 못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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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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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링크: http://theqoo.net/232170452


  겨울 냄새를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 사랑스럽다. 차가운 아스팔트가 내뱉는, 조금 코가 찡한 느낌도 좋다.

  추워지면 자주 고독을 느끼게 된다. 추위가 불러들인 것처럼, 지금까지 걸었던 길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즐겁게 웃었던 나,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있던 나,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

  왜일까, 이렇게 추억이 많아도 즐겁게 반짝이는 나날은 뒷전이다. 마음을 따끔하게 하는 나날을 껴안아 버리고 만다. 아팠던 말, 아픈 소리는 귀에 남아 있다. 아픈 광경, 아픈 색은 눈에 새겨져 있다. 언제까지라도 남몰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여러 가지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마음으로부터 지워지는 아픔도 있겠지만, 평생 곁에서 함께하는 아픔도 있고...

  그것을 힘껏 떼어내려고 해도 너무나도 벅차서, 예전엔 싸움을 포기하기도 했고, 솔직하지 못했기도 했다. 괴로웠다.

 

  어젯밤 이불 속에 들어갔을 때, 으스스한 추위와 함께 여러 가지의 내가 나타나 마음을 흔들어댔다. 예전과 비교해 꽤 강해졌지만, 아직 강해지지 못한 나도 있다.

  예를 들어...

  음,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로 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렇게 말할 거면 한번 보여 봐라고, 조금 약한 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결국은 자기가 가장 중요한 거지. 누구라도 그렇잖아, 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싫어서 일부러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기도 했다.

  한편...

  그렇지 않아.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생기면, 이 목숨을 다해서라도 잃고 싶지 않은 것이 생기면 사람은 혼자가 아니니까, 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동안 머리가 펑 터져 버렸다.

 

  추억은 신기하다. 최근에 만든 추억은 떠올리면 즐거운 것보다는 괴로운 것뿐. 그렇지만, 어릴 때의 추억은 전부 밝은 색이다. 겨울엔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라거나.

  아, 산타 할아버지는 여러 가지 선물을 주셨다. 특히 자전거를 받았던 때는 감동이었다.

  너무 갖고 싶었는데도 계속 사 주지 않았다. 직접 그린 자전거를 냉장고 문에 붙여 부모님께 어필해 보기도 했다. “이건 사는 게 이득!” 같은 홍보문구까지 붙여서. 그래서 결국 산타 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빌었는데 침대에 매단 양말에는 자전거가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었다. 그렇지만, 크리스마스 아침에 엄마가 쯔요시, 산타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가져온 것 같아라고. 얼른 현관에 나갔더니 번쩍번쩍한 자전거가! 우와!

  나는 꽤 오랫동안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었다. 어느 날 소학교에서 산타클로스는 없어. 그런 걸 믿다니 바보 아냐」「있어, 있다고. 절대로 있어라는 이야기를 했다. 집에 돌아와서 물었을 때 엄마는 엄숙하게 말했다.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누나도 데려와 줄래?그리고 도모토 남매는 처음으로 진상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소학교 4학년. 그래도 중학교 2학년 정도까지는 아버지 앞에서는 산타클로스를 믿는 척 했다(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어릴 때는 꿈이 많이 있었고, 그게 이상적이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자라고 나니 꿈을 갖는 것이 어려워졌다. 우선 믿는 것이 어려우니까. 여러 현실에 얽매이고, 굳게 믿은 결과 갈기갈기 찢어진 경험도 많아지고.

  그래서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힌 적도 있었다. 밖에 나가서 누군가에게 상냥한 말을 들으면, 마음껏 어리광을 부릴 것 같아서. 그런 내가 싫어서. 좀 더 강해지고 싶어서.

그렇지만 어느 날 생각했다. 사람과의 연을 끊고, 상냥함을 닫아 버리고, 그렇게 강해져도, 그게 진짜 강한 것일까. 그저 고독해지는 것뿐,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상냥함을 누구에게도 건네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스스로의 힘으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 그렇지만, 동시에 사람들과 만나는 동안,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자극을 받아 무언가를 느끼는 인간으로도 살고 싶다. 어렵겠지만, 무엇을 하든 믿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보고 싶다.

  소중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고, 나중에 결혼하는 상대에게는 당신이 웃으며 살아가기 위해 이 생명을 바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강한 사랑을 가진 내가 되고 싶다. 마음이 아파서 비명을 지르는 친구가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 주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는 내가 되고 싶다.

 

  올해 겨울에는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 무섭기도 하지만 기대되기도 한다. 무섭지만 미지의 세계의 문을 열고 싸워 가야만 한다.

  우리는 생명을 받았으니까. 어디까지의 내가 될 수 있는가, 얼마만큼의 나와 만날 수 있는가,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되었으니까.

 

  겨울은 왠지 슬퍼

  겨울은 무언가를 줘

  겨울은 무언가를 터뜨려

  때로는 잔혹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고마워

  너를 좋아해


*

1.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정신없고 이제야 정신 좀 차림.....

2. 자전거 갖고 싶어서 자전거 그림 냉장고에 붙여주는 짜요 졸귀..... 내자식이면 자전거 100대 사준다ㅜㅜㅜ

3. 오늘부터 2003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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