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1 - 변요한
찌라시
"변요한 진짜 뜨고 변했냐?"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또 연기를 잘 하나 보다. <<미생>> 끝난지가 1년인데 찌라시의 생명줄은 가실 줄을 모른다.
이슈가 안 되는 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라면 기사거리가 안 될 정도여서다. 기자가 그걸 눈뜨고 놔둘리 없다. 그래도 의심은 있다. 매번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기자가 된 날 바로 요한이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지방 촬영 도중 소식 듣자마자 보냈단다. 요한이는 그런 녀석이다. 처음에야 낯을 하도 가려 존대하던 게 두 달 갔다. 내 성격에 존대를 이리 오래한 사람은 없었다.
낯이 풀려야 본성이 나온다. 어느 날 문득 놀자고 불렀더니 눈이 벌겋게 익어 왔다. 피로누적으로 응급실 다녀왔단다. 그래도 노래방에서 두 시간 놀다 갔다. 나와서 걷다 멀리서 자기 옷이랑 똑같은 점퍼 입은 남자가 여자친구를 끼고 오는 걸 보더니 옆으로 게걸음 하며 뛰었다. 뭐하냐는 질문에 "지나가는 커플 남자 쪽팔릴까봐 배려했다" 답했다.
참 자주 본다. <<구여친클럽>> 끝나고 바로 <<육룡이 나르샤>> 들어가 지방 촬영일 때도 짬을 내 매번 내려가는 길이면 꼭 얼굴 비추고 간다. 트렁크에서 촬영하고 남은 술 하나 꺼내 주면 속주머니에 품고 주위 눈치를 보듯 익살스런 표정을 하면서 말이다. 다른 드라마 여주인공이랑 인사나 하라고 해도 늘 거절한다. 고새 10분 남짓 남자 수다나 떨다 사라진다.
찌라시랑 다른 연예부 기자 얘길 듣고 얘길 해준 적이 있다. 보는 눈이 많으니 이제 좀 조심해라 일렀다. "형 나는 예의 없는 사람이 정말 싫어요. 자기가 날 알아도 난 그 사람을 처음 보잖아요. 반말하고 막 대하는 사람이 싫더라고요."
성격도 한 남자해 함무라비 보는 느낌이다. 그래도 그러지 말라 타이르니 대답이 가관이다. "형 난 항상 똑같아요. 내일 모든 게 사라져도 전 그대로라 괜찮아요." 누가 말리랴.
촬영장에서 요한이는 통 눈에 띄지 않아 '탈영'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럴 때 찾아 보면 매번 화장실이나 조용한 구석을 가면 대사 연습하며 감정 잡는 요한이가 숨어있다. 매번 그랬다. 조용히 혼자 열심이다. 오해가 생겨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혼자 간다.
오해가 생기면 바로 푸는 것도 능력이다. 이 말 많은 사회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제 사람을 여럿 만나다 보니 진짜 능력은 해명보다 능력, 노력, 천성, 고집 정도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요한이는 해명하는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계속 그렇게 살 것 같다.
구설수를 일컬어 유명인이 내는 세금이라 말한다. 요한이는 모범납세자 반열에 오르는 중이다. 많이 내서 모범납세자 표창장 나오면 인터뷰 기사 써봐야겠다.
글 출처 : 매일신문 최훈민 기자 페이스북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023934950997218&id=100001421671773
변요한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서 퍼와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