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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아름다운 악마♪츄테배 레스게임 타마편_04 (21:10~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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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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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완전 땡큐! 무조건 갈게! 9표
B. 막 끌고다니는거 왠지 분해! 일단 한번 튕겨볼래. 7표


A. 완전 땡큐! 무조건 갈게!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나는 그저, 불꽃놀이 축제때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응, 가자."
"...고마워. 그럼 다음주 금요일 주말다리 앞에서 봐."
"응."

그가 왠지 쑥쓰러워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정신차려! 

"저, 저기."

나는 괜히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응?"
"그.........하교 같이 할래?"
"...그래."

그는 '5분 기다리고 갈거야' 라는 심술궂은 말을 덧붙였다. 덕분에 나는 교실로 뛰어올라가 미친듯이 가방을 챙겨 내려왔다.

"헉, 헉..... 하..하교..."
"하하하하."

헐떡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웃는 타마모리가 얄미웠다. 근데 잘생겼다. 젠장. 무슨 말을 하든 무슨 생각을 하든 타마모리 잘생겼다, 는 결론이 나는구나. 내 머릿속의 순서도는 '타마모리 잘생겼다' 로 항상 끝나는 것일까. 이런 내가 괜히 미웠다.

"안 가?"
"가, 가!"

성큼성큼, 그는 그 긴 다리로 앞장서서 걸어갔다. 물론 다리가 짧은 나는 열심히 열심히 반쯤 뛰듯이 그 뒤를 쫓아갈수밖에 없었다. 내가 상상한 하교는 이런게 아닌데! 어미새와 아기새 사냥 가는 이런 꼴이 아니라고! 

"맞다."
"아얏!"

앞장서서 걸어가던 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춰서 뛰듯이 그 뒤를 쫓던 나는 그의 등에 콩, 하고 이마를 부딪히고 말았다. 그는 뒤를 돌아보더니 '이리 와,' 라며 손짓했다. 이리 오라니! 내가 개인가? 가라면 가게?

"...잘 했어."

...네, 저는 오늘부터 개입니다. 멍멍.

그 후로 그는 내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걸었다. 걸으면서 우리는 또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봐야 대부분 나 혼자 신나서 떠들고 그는 '응' 정도로 대답하는 꼴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 옆에 그가 있고, 그도 전혀 밀어내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래서말...아!"

여전히 나 혼자 떠들다가, 작은 노점상을 발견하고 나는 쪼르르 달려갔다.
조그마한 은색 꽃이 달려있는 핀이었다.

"헤에,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어느새 다가온 그가 뒤에서 중얼거렸다. 왠지 뒤에 '안 어울리게' 가 생략된듯한 기분이 드는건 착각이겠지?

"이래뵈도 여자애니까."

흥, 나는 괜스레 삐쭉거리며 말했다. 그나저나 정말 이 은색 꽃 핀이 너무 예쁘다. 너무 과하지도 않아서, 튀지도 않고.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바라보는 내 모습에 노점상 상인의 눈이 빛나는 듯 했다.

"이거, 원래는 3만원짜린데 만오천원에 줄게."

하, 누굴 빙다리 핫바지로 아나! 기껏해야 오천원 받을 수 있는거, 지금 내가 만만해보여서 3배 불려먹겠단 심산인 모양인데. 사람 잘못 봤어! 반박하려는 찰나,

"5천원."
"응?"
"이거, 어제 5천원에 팔았던 거잖아요. 만오천원이라니, 농담이시죠?"

그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유의 그 서늘한 목소리가, 왠지 나까지 쫄아들게 만들었다.
당사자인 상인은 조금,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당황한 듯 했다.

"어, 어머나. 다른거랑 헷갈렸네~ 여기 이게 만 오천원! 이건 오천원이네!"
"이거 주세요."

왠지 손까지 떨리는 상인이 불쌍해 보여서, 라는 핑계로 나는 핀을 사기로 했다. 돈을 챙겨 손을 내미려는 찰나에,

"내가 기껏 깎아놓은 거, 가로채지 마."
"뭐?"

그가 가볍게 내 손을 제지하고 핀을 집어들었다. 
'이거 주세요'라는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도 상인은 손을 떨며 거스름돈을 주었고, 나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대체 핀을 살 이유가 뭐가 있을까. 집에 있는 누나를 준다거나? 아니 그런데 뱀파이어가 형제가 있던가? 있었던것 같기도 하고. 
쓸데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야."
"..."
"츄덬."
"와악!"

멍하니 생각에 빠져있던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해서 그가 조금 심통이 났는지 얼굴을 쑥 들이밀었다.
아 글쎄, 얼굴 들이밀지 말라고 이 잘난 자식아!

"이거, 줄게."
"아..."

그는 불쑥 갈색 봉투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아까 보았던 은색 핀이 들어있었다.

"어, 이..이거? 나 주는거야?"
"응."

이거 혹시 날 위해서 산 건가? 아니, 굳이 사줄 이유가 또 있는것도 아닌데 왜?

"필요 없어?"

그가 재차 물었다.


A. 고마워! 얼른 받아야지!
B. 일단 한번 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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