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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아름다운 악마♪츄테배 레스게임 타마편_02 (20:3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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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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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계약서라도 쓸까? 15표
B. 손가락 걸고 약속할게! 7표


A. 계약서라도 쓸까?

"계,계약서라는 아주 좋은 형태가 있는데 어때?"
"....무슨 돈 거래 하는것도 아니고."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 거리자 그는 한번 더 한숨을 쉬었다.

"계약서라면, 뭔가 걸어야 하는데 걸만한게 있긴 해?"
"...."

그 말에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사실 로맨스물에선 계약이라 함은 뭔가...그....그런걸 걸긴 하던데...
내가 의도치않게 대범한 말을 한 건 아닌가 싶어서 눈알을 열심히 굴리고 있자,


"....하, 그냥 다 귀찮아졌어 안 물래."
"저, 정말?"
"응."


눈물날 뻔 했다. 엄마, 나 살았어요!!! 나는 마음속으로 만세를 부르며 울었다.

"...나 잘거야."
"어? 어..어어! 그.. 고, 고마워! 그럼 이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나는 후다닥 보건실을 나왔다. 아아, 십여년간의 짧은 인생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네.
나는 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그 자리에 주르륵 주저앉았다. 

"야."

혼이라도 빠진 듯 교실로 돌아온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해 준것은 다름아닌 타마모리였다.
멍하니, 앉아있느라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도 몰랐던 나는 친구의 집에 가자는 말에도 '먼저가...' 라며 뭔가 홀린듯 말했다고, 다음날 친구가 알려주었다.

"...히익!"
"..반응이 느리네."

뒤늦게 깜짝 놀라 목을 감싸는 제스쳐를 취하자 그는 또 픽 웃었다. 텅 빈 교실에 어느새 둘만 남아 기분이 이상했다. 다른 이유긴 하지만 타마모리랑 단 둘이 교실에 있다니. 순정만화였다면 연애 플래그 각인데 이거. 아쉽다.

"오늘 보건실에서 있었던거.."
"말 안할게! 절대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그가 조금 놀란 듯 물었다.

"..헤에. 뱀파이어가 눈 앞에 있는데 그냥 둔다고?"
"그...동급생이 뱀....흠흠. 하여튼, 남의 비밀같은거, 함부로 말하고 싶진 않으니까."
"손가락."
"..어?"

그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손가락 걸고 약속해. 자, 약속."
"아..."

다 큰 애들이 부끄럽게 뭐 하는 짓이람! 그러면서도 왠지 설레여서 나는 손을 내밀지 못했다. 내가 주춤거리고 있자 그는 내 팔을 낚아채서는 '약속 해 본적 없어?' 라며 약속하는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주었다.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 줄 모르는 나랑은 달리, 그는 '손가락 좀 제대로 구부려봐' 라면서 투덜거렸다. 새끼손가락이 서로 걸리는 순간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찌릿했다.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해♪"

그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평소의 아무렇지 않은듯한 표정으로 노래까지 부르는 것이었다.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는 건조한 목소리로, 그런 귀여운 노랠 부르다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여기서 뱀파이어의 심기를 거슬렀다간 내 목은 다시 맛있는 먹잇감이 될 지도 모르니.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며 약속까지 끝내자, 이번에는 그가 가깝게 다가왔다.

"안 돼!"

또 물려는가 싶어서 목을 가리자, 

"약속까지 했으니, 이제 둘 만의 비밀이야."
"으..응."

귓가에 들려오는 그의 속삭임은 정말로, 악마같았다. 온갖 달콤한 유혹으로 꾀어내는 악마의 목소리. 아니지, 얘는 뱀파이어였지 참.

"잘가, 츄덬아."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교실을 나갔다. 내 이름, 기억하고 있었구나. 심장이 얻어맞기라도 한 듯 욱신거렸다. 뱀파이어와의 약속이라니, 이 무슨 판타지 같은 얘기람.

**

그 날부터, 나는 왠지 그와 조금 가까워진듯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아무에게도 '정말 뱀파이어야'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와의 비밀이다, 특별한 비밀. 그러니까, 아마 평생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말하지 않아야, 우리가 이어진 셈이니까. 또한 묘한 동지의식을 느껴서인지 예전처럼 그가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종종 보건실에 일부러 찾아가곤 했다. 물론 그는 웬만하면 그 곳에서 자고 있었다.


"야 너 요새 뭐하길래 얼굴이 밝아?"
"어? 아니 암것도 아니야!"
"..수상해.."

흥얼흥얼, 신나게 콧노래를 부르던 나를 친구가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혹시, 연애를 한다거나?"
"무!!!무슨소리야!"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책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시끌시끌하던 교실이 갑자기 침묵에 빠졌다.

"풉."

졸던 타마모리도 깨서 나를 보고는 풉, 하고 웃더니 고개를 돌렸다. 
으아아아,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교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시끌시끌해졌다.

"왜 이렇게 흥분을 하고 그래? 아님 마는거지.
아니면 뭐 시험공부를 잘 해서 자신이 있다거나."
"엉?"

이게 무슨 소리지? 시험이라니? 놀란 눈으로 달력을 보았다. 아직 기말고사까진 2달이나 남았는데?
내 표정을 보던 친구가 짐짓 심각하게 말했다.

"야, 너 진짜로 몰라?"
"...몰라...뭔데..."
"헐. 내일 영어 쪽지시험 보는 날이잖아! 수업시간에 몇 번이나 말했는데 못 들었어?"
"뭐라고?!"

사악, 핏기가 가셨다. 영어는 담임선생님이 담당하고 있는 과목이었다. 제때 체크해도 점수가 잘 나올까 말까인데...! 
요 며칠 확실히 타마모리 건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수업에 집중이 안 된것도 사실이지만! 

"미쳤구나 미쳤어. 너 진짜 몰랐어? 내일 당장 시험인데 어쩔건데.."
"으아앙 나 어떡하지!! 도와줘!!!"
"...너랑 나랑 영어점수 차가 얼마나 나더라."
"...미안."
"...."

나는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엎드렸다. 담임이 그렇지 않아도 저번 중간고사때 영어성적 가지고 엄청 잔소리 했었는데.. 
또 겪게 될 생각을 하니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어떡하지?


A. 어떡하긴 뭘 어떡해! 밤을 새서라도 공부한다.
B. 밤샘은 다음날 무리를 주므로 경건하게 찍신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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