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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아름다운 악마♪츄테배 레스게임 타마편_01 (20:0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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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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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모리 유타. 그는 여러모로 유명했다. 웬만한 여자보다도 더 하얀 피부, 긴 속눈썹과 흑진주처럼 까만 눈동자. 
잘 뻗은 콧날과 붉은 입술, 그리고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까지.
어느 정도냐면, 다른 학교에서도 가끔 구경을 하러 올 정도였다. 
근방 학교에서는 '천년에 한번 나올 미소년' 이라는 엄청난 타이틀로 우와사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학교에서의 입장이고-

정작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그는 다른 것으로 더 유명했다. 체육 수업에 자꾸만 빠져서도, 24시간중 20시간은 자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엄청난 수면의 양도 아니다. 물론, 그것이 그를 더 유명하게 하는데에 뒷받침이 되는것은 사실이었다.


"..뱀파이어래."
"..어?"
"쟤, 뱀파이어라고."
"헐 존무....라고 할 줄 알았냐! 21세기에 무슨 뱀파이어야."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이지만 왠지 정설처럼 퍼져버린 '뱀파이어설' 이 그를 제일 유명하게 만들었다. 항상 창가 구석자리에서 틈만 나면 자고, 수업은 자꾸 아프다며 양호실로 빠지곤 하는 주제에 성적은 또 이상하게 좋아서 선생님들도 감히 터치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였다. 그것도 그의 뱀파이어 설에 물론 힘을 더해주었다.  특유의 서늘한 느낌과 다가갈 수 없는 묘한 기류, 그리고 말이 없는 점까지 합쳐져서 화룡점정의 정설이 되었다.

가끔 나도 그가 정말 뱀파이어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21세기에 뱀파이어라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리고, 그는 잠을 많이 자긴 했지만 햇빛을 쬐어도 전혀 이상이 없었고, 십자가를 보고 놀라지도 않았으며, 마늘 냄새를 싫어하지도 않았다. 또한 실버 악세사리도 하고 있고 말야.

물론 남들이 뭐라고 떠들던,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오늘도 맨 뒷자리에서 태평하게, 쿨쿨 잠들어있었다. 햇빛을 받아 더 하얗게 빛나는 피부, 윤기로 반짝이는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이 뜨거운 햇빛과는 달리 서늘한 기운을 만들어냈다.

그러니까, 나도 물론 사람인지라 필요 이상으로 잘생긴 그를 볼때마다 가슴이 떨리긴 했지만 적어도 '뱀파이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믿지는 않았던 것이다. 


"실례합니다아.."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그날의 고통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체육시간에 나가기 싫은 마음에 오늘만큼은 그것을 핑계삼아 쉬려고 보건실에 들렸다. 조용한 보건실엔 보건선생님도 자리를 비운 듯했다. 윙윙, 여름 더위를 물리쳐줄 시원한 에어컨만이 조용히 돌아가고 있었다. 

"아싸, 타이밍 좋고! 오늘은 여기서 푹 쉬다 가야지~"

라며, 침대칸의 커튼을 신나게 걷어제쳤더니..

소문의 그가 잠들어있었다. 새하얀 이불에 폭 싸여서, 그와 대조되는 검은 머리와 새빨간 입술이 자꾸만 눈길을 끌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낫닝겐이다, 낫닝겐. 이런 모습을 보니 그가 뱀파이어라는 소문이 도는것도 무리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속의 뱀파이어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아닌 미모' 라고들 하니까, 아마 이런걸 가리키는게 아닐까.

문득, 아무도 그의 얼굴 근처에 손을 대 본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왠지 지금이라면 그의 새하얀 피부를 만져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로 차가울 것 같은 그 피부를, 예쁜 그 속눈썹을,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붕붕, 그의 눈 앞에 대고 손을 흔들어 보았지만 그는 푹 잠들었는지 미동조차 없었다.

한번만, 한번만 이 모습을 눈에 담아두자. 그정도는 괜찮겠지 싶어 조금, 아주 조금만 그에게 다가갔다. 그를 이루고 있는 선 하나하나가 예뻤다. 그래, 남자한테 이런 말 조금 실례일지 모르겠지만. 예뻤다. 잠깐만 바라보기로 했는데. 나는 홀린 듯 그의 선 하나 하나를 눈에 새겼다. 조금만 더 , 가까이에서 볼래. 어느새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나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야."
"!!!"
"너, 변태야?"
".........허.."

갑자기 그가 눈을 떴다. 불쾌해 하는 듯한 그 표정조차도, 너무 예뻐서 '변태야?'라는 말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뭐 하는거야."
"...어..어?? 아, 아니!...꺅!"

그가 짜증난듯 미간을 찌푸리며 재차 말하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뒤늦게 얼굴이 새빨개졌고, 당황한 나는..

풀썩.

"..........."

물러나려다 발을 헛디뎌 그가 누운 침대 위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어, 으... 아...!"

코가 코가 맞닿았다. 흡, 하고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그의 눈빛에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움이 스치자, 나 역시 당황해서 그 자리에 굳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건데?"

서늘하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가, 왠지 무서워서 나는 후다닥 그의 위에서 비켰다. 미쳤다, 미쳤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내가 남자였으면 분명히, 분명히 철컹철컹 각이다!

"...귀찮게 진짜."

그는 기분좋은 수면을 방해당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보건실에 둘만 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느껴져서 설레었다.

"저기..자?"

평소엔 인사도 못 하는 주제에, 괜스레 말을 걸어보고 싶어졌다. 

"왜."

반 박자 늦게 그가 대답했고, 나는 용기내어 아무 생각없이 평소에 들려오는 소문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볼 참이었다. 그런데

"너, 뱀파이어지?"
"뭐?"

반쯤 홀린 상태였던 나는, 앞뒤 다 잘라먹고 그렇게 턱 말을 던지고 만 것이었다. 말을 꺼내고도 아차, 싶었지만 내가 당황하는 것보다 그의 짜증난듯한 말이 더 빨랐다. 그는 대답없이 고개를 슬쩍 돌려 나를 보았다. 특유의 나른한 눈빛이 흰색 이불과 어우러져 스토익하면서도 묘하게 색기넘치는 모습이었다.

"...어디서, 들었어?"
"..어?"
"...어디서."

그가 천천히 꺼낸 말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어라? 뭔가 이상한데. '어디서' 들었냐가 아니라 '무슨 소리'인지를 먼저 물어봐야 하는거 아닌가? 그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당황한 나는 한 발짝, 한 발짝, 뒤로 물러서다가 단단한 벽에 부딪혔다.

"아, 저..."
"...하, 귀찮아.."
"무.."

순간 훅, 하고 시원한 향이 다가왔다. 물을 향수처럼 만들면 이런 느낌이려나, 싶을 정도로 시원한 향이었다. 숨 쉬는 것 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그는 서늘한 눈빛을 하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붉은 입술 사이로 나오는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아..잠..."
"...귀찮으니까, 그냥 물어버릴래."

내 귀로 듣고도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문다고? 왜 날? 그러니까, 나는 그에게 뱀파이어냐고 물었고, 그는 '어디서 들었냐' 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귀찮으니 물어버린다' 고 했고... 그러니까, 이건..이건...

"물..........."
"쉿."

한쪽 입꼬리만 슬쩍, 올려서 웃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순간 나는 말을 잃고 말았다. 왠지 온 몸의 기운이 쫙, 빠져버릴 정도의 매혹적인 미소였다. 꿈이라도 꾸는 것 같은 나를 깨운건, 내 목에 다가온 따뜻한 기운이었다.

"자, 잠깐!!!!"
"..?"
"어, 그러니까...너 뱀파이어라고?"

당황한듯한 내 말에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무언가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내 푸,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머리가 좋았다. 아마 내 말을 듣고 바로 알았을 것이다. 그저 떠본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렇게 머리 좋은 그가 지금, 어쩌면 인생에 단 한번뿐인 실수를 하고 만 것이었다. 아니 그것보다, 나는 눈앞의 이 생물체가 '뱀파이어'라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놀라지 않은 듯 했다.

"..저기..?"
"......생각하기도 귀찮아졌어. 그냥 물어버리면 안될까?"
"안돼."
"싫어."

단호하게 거절하는 내 말을 그는 무참히 씹어버렸다. 이럴거면 왜 물어봤어!

"절대!!! 절대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 제발!"
"그 말을 어떻게 믿지?"


A. 계약서라도 쓸까?
B. 손가락 걸고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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