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키스마이) (뜬금없이) 미야편 레스게임 번외편.(쓸데없이 스압)
485 10
2015.07.24 22:52
485 10

"아, 진짜 피곤해."
"그러게, 사귀는건 우린데 왜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시는거야..."
"그러게나 말이다."


그 날, 서로 마음을 전한 날. 타이밍 좋게 집에 돌아온 미야타의 어머님에 의해 우리가 사귀는 것은 집안 공식화가 되어버렸다.
양가 부모님이 모여서 손을 부여잡고 밤새 술을 마시고, 아이고 사돈, 하면서 얼싸안고 춤을 추는 모습은 정말이지.......
이젠 틈만 나면 사돈끼리 친목을 돈독히 해야 한다며 두 부모님은 신나게 놀러다니고 있었다. 우리를 핑계삼아 자신들의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이라는거, 나는 알고 있다. 

그래도,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하리. 그냥 나는 내 옆에 미야타가 있고, 괜스레 시선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문득 눈이 마주친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풋, 하고 웃었다. 정말 멀리도 돌아온 것 같다. 나는 고작 십년 정도를 혼자 낑낑댔는데,
이 녀석은 무려 20년 넘게... 

솔직히 조금 기쁘기도 했다. 그만큼 나를 쭈우욱 바라봐줬다는 거니까. 
그래서 괜스레 콧날이 시큰해져서 '...고마워, 20년동안 눈 안 돌려줘서.' 라고 했더니 눈치 쌈싸먹은 미야타는 
우물쭈물하더니 '잠깐, 아주 잠깐 농구부 매니저한테 설렌 적 있어' 라며 궁금하지도 않은 대답을 해 주었다.
사귄것도 아니고 그냥 한번 설렌적 있다는 거였는데 그걸 왜 굳이 말하냐, 이래서 니가 모쏠이지! 라고 면박을 주자 
'그러는 너도 마찬가지로 모쏠이잖아'라고 대답했다. 

물론, 나는 거기서 할 말이 없어서 괜스레 '시끄러워!' 하고 등짝을 세게 한대 쳐 주었다.

"있잖아,"
"응?"
"손 잡아도 돼?"

아, 진짜 눈치없는 자식! 그걸 보통 물어보냐? 

"어, 안돼."
"히잉."
"히잉,은 무슨! 안돼!"

내 단호박먹은 답변에 미야타는 안 어울리게 입술을 쭉 내밀며 궁시렁거렸다. 아, 근데 나도 드디어 미쳤나봐. 이젠 이게 다 귀여워보여.
정신차리자 츄덬아, 너 이런 애 아니잖아!

"...키스는 되는데 왜 손은 안돼?"
"야!!! 그건 불가항력이었잖아!"

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혹시나 부모님이 들을까 무서워 얼른 주위를 둘러봤다. 휴, 다행히 아무도 없는 모양이었다.

"불가항력이라니, 서운하게 왜 그래."
"사실이 그렇잖아, 나는 그냥, 니가 잡아당겨서! 어쩌다 보니!'
"..진짜? 어쩔수 없이 그랬어?"
"어, 어! 어쩔수 없이 그랬다 왜!"

아우, 내가 이래서 모쏠인가보다. 미야타는 의외로 멀쩡해 보이는데 왜 나만 어쩔 줄 모르고 파닥거리는거야. 괜히 그게 또 분했다.
마음의 크기를 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내 마음의 크기가 더 커 보여서 그게 분했다. 
미야타가 '츄덬이 나 많이 좋아하는구나?' 라는 말이라도 한다면 그날은 분명 분함에 잠을 못 이룰 날이 될 것이다.

그때, 병문안 갔을때도 열에 들떠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 미야타(심지어 초반엔 계속 꿈인줄 알고 있었다)와는 달리 나는, 
정말 진심으로! 가슴속에 있는 말을 꺼낸거란 말이야!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펑펑 울기까지 했으니. 으으, 왠지 창피해.

"뭐, 뭔데."
"..."

미야타는 왠지 혼자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또 진지한 눈빛이었다. 아 미치겠네, 얘 왜 이렇게 잘생........아니 이게 아니지.
그가 나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면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냥, 왠지 심장까지 꽈악 잡힌듯한 기분이 들어서 숨이 막혔다.
그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분명한 '애정'이 뚜렷하게 보여서, 그래서 나는 차마 그 눈빛을 피할수도 없이 고스란히 온 몸으로, 그의 애정을 받아내는 셈이었다.

"정말로,"

그가 바짝 다가왔다.

"정말로, 어쩔수 없이 한거야?"
"어? 야,야 잠깐만..."

어느새 손목까지 잡혔다. 우와, 위험하다. 숨소리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나는 그저 내 심장소리가 들키지 않길 바라며 숨을 참아댈 뿐이었다.

"아니, 잠깐.."
"싫어."

그의 얼굴이 다가왔다. 얘 이런 캐릭터였어? 이랬냐고!!! '흐엉ㅠㅠㅠ츄덬아ㅠㅠㅠ' 하고 울면서 내 뒤꽁무니 쫓아다닐때가 엊그제 같은데 왜 도S가 된거냐구! 내 뒤꽁무니 쫓아다니고, 내가 뽀뽀하려고 하면 그만해~~ 하면서 어쩔줄 모르고 쭈굴대던 애 맞아?
물론, 좋지만! 설레지만! 그래도 캐릭터 너무 많이 바뀐거 아니야?

그러는 사이 쪽, 하고 가볍게 이마에 따뜻한 기운이 닿았다 사라졌다.

"...?"

나는 순간적으로 감았던 눈을 떴다. 아니 이게 무슨?

"우린 아직인거같아, 츄덬이 너무 부끄러워 해서 안 되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벙찐 나를 가볍게 끌어당겨 포옥, 안고는 그저 토닥토닥을 반복할 뿐이었다.

"어...아......."
"미안해, 괜히 들떠서.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는데, 괜히 욕심부렸네."
"어..어..."
"사실 나도 좀 부끄럽고. 헤헤."

가슴속에 풍선이 있다면 아마 방금 전에 최고조로 부풀었을 것이다. 터지기 바로 직전의 정도로 아주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내 마음속의 풍선은 푸시시식, 하는 허접한 소리와 함께 바람이 쑥 빠져있을테지.

그래도 뭐, 나쁘지 않다. 그냥 이대로 천천히 물 흐르듯 흘러가는것도 좋아. 나는 따뜻한 그 품에 슬쩍 얼굴을 비볐다. 그는 왠지 살짝 더 힘 주어 나를 끌어안았다.

"있잖아."
"응?"
"혹시, 이번주 주말에 시간 돼?"
"....아니."

내 말에 왠지 나를 끌어안고 있는 팔의 힘이 빠진 듯 했다. 틈만 나면 놀려먹을 거리를 주니까 최소한 심심하지는 않겠군.

"...진짜?"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마음속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코스 다 짜놨는데, 어떻게 하지? 날짜 새로 잡고 장소도 새로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 귀여워, 이 맛에 놀린다는거 본인은 알려나 몰라. 그러고보니 예전에 미야타의 동급생을 만난 적이 있다. 우연히 만나서 미야타,나,그 친구 셋이서 카페에서 토킹어바웃을 했는데 미야타 몰이가 너무 재미있다! 는 말로 대동단결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일이 갑자기 떠올라 풋, 하고 웃자 미야타는 '왜?' 하고 나를 보았다.

"그냥. 예전에 누구더라..그... 키 크고.."
"누구?"
"그 있잖아, 우연히 카페에서 만났던 키 크고 잘생긴.."
"아, 타마?"
"아아 맞아, 타마!"

그 말에 미야타는 또 한껏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얜 또 왜 이래?

"맞아, 우리 타마 잘 생겼지. 그래그래."
"..?"
"키도 크고~ 잘생기고~ 재밌고~ 인기도 많고오~!"

푸핫,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질투하냐, 바보야.

"그래, 그 잘생긴 타마라는 친구 .."

그는 귀를 틀어막는 모션을 취했다. 너 뭐하냐, 라는 말에 아아아~안들려! 라며 초등학생도 안 할 유치한 대응을 펼치는 것을 보며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진짜 안 들려?"
"아아~미야타는 지금 아무것도 안 들려요~"
"진짜로 안 들리는거지?"
"아아~~~ 코노마마데 보쿠라즛토~~~ 나루베쿠 윳쿠리 아루코오~~~~"
"..시간 되는데."

그 말에 홱, 그는 고개를 돌렸다.

"진짜?"
"안 들린다며."
"아니야, 들려! 들었어! 진짜로 시간 돼?"
"......응."

더 놀려주고 싶었지만 참자. 저번에 한번 놀렸다가 화내는 바람에 울었던 전적도 있고 하니.

"고마워!"
"바보야, 뭐가 고마워."
"하하, 그러게. 뭐가 그렇게 고마운건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 날 그렇게 가슴 절절했던 고백을 주고받았던 우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는 참 해맑았다. 그래, 그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기도 하니까.
그냥 난 네가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어. 그때처럼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고. 근데 그것도 결국 나 때문이었으니, 내가 할 말은 아닌가?

그 후에 우리는 주말에 뭘 할까, 여긴 어때? 라면서 들뜬 대화를 한참 나누었다.

"..이젠 긴팔을 꺼내야 될 때인것 같아."
"그렇네, 밤이 되면 좀 쌀쌀하다."

또 엄마는 '토시군 데려다 주고 올거지?' 라며 음흉한 눈빛으로 나를 내쫓았다. 이젠 그런거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사실 좀 더 같이 있고 싶기도 했고.

"...."
"......."

아, 왜 이렇게 어색하지.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 길이 어색했었나? 전에는 어떻게 이 길을 지나갔더라?
그 와중에 옆에서 어떻게 손을 잡지 하고 손가락을 움찔거리는 그가 보였다. 꽤나 진지하게 고민중인 얼굴이어서 나는 남몰래 웃었다.

"흠흠흠~♪"

일부러 손을 크게 휘저었다. 내 행동에 그는 왠지 깜짝 놀란 듯 했다.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려나. '이거 잡아달라는건가? 아닌건가?' 하면서 고민하고 있으려나.

"저기.."
"어?"
"손..."
"안돼."

아아, 어떡해. 놀리는거 짱 재밌어. 그는 또 시무룩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었다. 이번엔 진짜 잡게 해주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평소처럼 S모드가 발동되어 버렸다. 

"큼...미야..."

불러 세우려는데, 미야타가 나를 힘없이 바라보더니 고개를 팩 돌렸다.

"손도 못 잡게 하구... 키스도 못 하게 하구.....타마는 타마라는 애칭으로 부르구, 나는 여전히 미야타구..........."
"야, 그건. 네가 타마라고 부르니까..."

츄덬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나는 마음속으로 내 머릿속을 콩콩콩 쥐어박으며 외쳤다.

"토...토......"

으앙, 못 하겠어!

"토오↗시군!"
"푸핫!"

아 망했다.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뒤집어졌다. 동시에 그가 빵 터졌다. 아, 아아아, 오늘의 나는 그냥.............

"야..웃기냐, 웃겨?"
"아하하하!"

미야타는 그 자리에 서서 정말 호쾌하게 웃었다. 잘 하면 동네방네 소문 낼 기세의 호쾌한 웃음이었다. 나는 새빨개져서 다다다다, 그에게 달려갔다.

"그만 좀 웃...!"

와락, 우린 무슨 틈만 나면 와락이냐. 손도 못 잡고, 키스도 안 되면서 포옹은 되냐! 왠지 나 조차도 아리송한 기준이었다.


"아 진짜, 귀여워."
"...."
"귀여워 죽을 것 같아."

일부러 그러는 걸까, 왜 끌어안고 귓가에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미야타는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마 모를테지.

"진짜, 내가 너 때문에..."

큭큭, 그는 여전히 웃음기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아, 이러다가 심장 터지겠다. 한마디만 더 했다간 정말 세계 최초로 심장 폭사로 죽은 사람이 될지도 몰라. 나는 그만 웃으라고 할 요량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만..."

쪽.

"..."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벙찐 나를 보며 미야타가 쑥스러운 듯 웃었다.

"...뽀뽀해버렸다."
"..............."

나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심장이 뛰다 못해 이젠 아플 지경이었다.

"잘 자."

그는 그런 말을 남기고 스륵, 팔을 놓았다. 나는 그저, 그 자리에 굳어서 심장이 진정하기를 바라는 게 최선이었다.
그가 집으로 들어간 한참 후에야 나는..

"........흐아아....."

그 자리에 털푸덕, 주저앉았다. 빙글빙글, 머릿속이 돌았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내 심장 다이죠부?

"저거, 분명 모쏠 아니야. 아닐거야......."

나는 고작 그런 말이나 중얼거릴 뿐이었다. 오늘 밤 잠은 다 잤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KREAM x 더쿠💚] 덬들의 위시는 현실이 되..🌟 봄맞이 쇼핑지원 이벤트🌺 598 04.24 56,26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616,21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76,33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70,7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57,286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68,793
공지 알림/결과 2024/04 츄케줄 💋 240427 - 08:00 뱅가로TV 19:00 키스마이유튜브 22:30 피스풀데이즈 5 22.07.01 15,415
공지 알림/결과 💋 키스마이 카테 인구조사 💋 118 20.10.25 9,860
공지 알림/결과 Kis-My-Ft2 카테 정리글 (231009 Update ❤💙💜🧡💗💛💚) 117 18.08.02 78,7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3877 잡담 오하츄♡ 5 12:34 22
153876 스퀘어 【Kis-My-Ft2 스토어 오리지널 아이템 2024】 Shooting Scene 1 04.26 63
153875 잡담 당락나왔어 5 04.26 104
153874 잡담 오하츄😘 4 04.26 27
153873 스퀘어 Kis-My-Ft2 / 「I Miss You」 Music Video 2 04.25 42
153872 잡담 커넥팅이랑 호시유이 벌써 무대가 그려져7ㅅ7 2 04.25 49
153871 잡담 오하츄💋 4 04.25 26
153870 잡담 오하츄♡ 3 04.24 49
153869 스퀘어 240423 키스라지 + ほしゆい / Connecting!! 4 04.24 100
153868 onair 아키야마상이 완전히 증기기관차였다고 04.24 43
153867 onair 답 듣고 보니 그럴듯해ㅋㅋㅋㅋ 04.24 41
153866 onair 치가우 04.24 43
153865 onair 신난다 커넥팅 04.24 42
153864 onair 로봇다카라.... 04.24 44
153863 onair 우는척이라니ㅋㅋㅋㅋㅋ 04.24 44
153862 onair 아레데스!! 04.24 38
153861 onair 아 콘서트 너무 기대된다 04.24 43
153860 onair 노래 너무 좋음 04.24 45
153859 onair 호시유이 무대 와풍옷으로 말아주세요 04.24 48
153858 onair 호시유이 04.24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