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미야타의 손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었다. 4표
B. 미야타의 손에는 시원한 캔맥주가 들려 있었다. 20표
B. 미야타의 손에는 시원한 캔맥주가 들려 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그의 손에는 시원한 캔 맥주와, 간단한 요깃거리가 들려 있었다.
더운 여름 밤에 시원한 캔맥주는 천국이지. 암암.
캔을 따자 푸쉭, 하고 시원한 소리가 났다.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흐아...좋다 좋아."
"아저씨 같아, 너."
"아저씨면 뭐 어때~ 좋은게 좋은거지."
"그래 그래."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있지,"
"응?"
"네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그래."
아아, 기분 좋다. 시원한 맥주. 여름 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이 녀석까지, 그냥 다 기분 좋다.
"난 말야, 너처럼 편하게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상대가 있어서 참 좋아."
"그래?"
"응. 애인이라면 이런 후줄근한 옷 입고 공원에 있을 수도 없을거구,
또 아저씨처럼 편하게 맥주 마시면서 노닥거릴 수도 없을거구."
"...."
"하하, 나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다는게 진짜 복인 것 같다."
순간 왠지 정적이 흘렀다. 어라, 왜 얘가 대답이 없지? 싶어서 옆을 보니.
".....난 싫어."
"응?"
"...난, 왜 ..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 말에 순간 나른하던 기분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저렇게 상처받은듯한 표정을 하고,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애는....
답지 않게 진지한 그 눈빛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미야..ㅌ..."
"...아, 미안해. 미안. 그냥..... 아니야."
내가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하자, 그는 금세 원래의 웃는 얼굴이 되었다.
"그... 드라마....에서...본건데! 응, 드라마에서!
대사가 멋있길래 한번 해보고 싶어져서 저질렀다☆ 같은 느낌으루..!"
"뭐, 뭐야... 놀랐잖아. 왜 그런 장난을 해!"
"아, 아아...그냥........술이...응. 술이 문제네 술이."
"야, 누가 보면 병나발이라도 분 줄 알겠다."
"하하, 그러게."
천천히, 우리는 남은 맥주를 비웠다. 다 비우고 나서도 한 동안 말이 없다가,
"...그만 들어 갈까. 시간도 늦었고."
"응. 그러자."
먼저 말을 꺼내준 그 덕에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타박타박, 조용히 갈림길까지 걸어와서는,
"잘자."
"응, 너도."
우리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보다 먼저 뒤 돌아서 걸어가는 그 뒷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나는, 정말 나도 모르게 그를 불렀다.
"미야타!"
내 목소리에 천천히 걷던 그는 나를 돌아보았다.
A. 내가 착각해서 오버하는 걸까? 일단 자고 나서 생각할래.
B. 나는 바보가 아니다. 할 말은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