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 토시군 왔니? 츄덬아, 토시군 왔어~"
"자, 잠깐마아안~!!"
그 말에 나는 후다닥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으아, 예고없이 오지 말라고!
완전 폐인 꼴을 하고 뒹굴고 있었는데!
똑똑.
헉, 빨라!
"나 들어가도 돼?"
"아 잠깐만!!!"
절박한 내 목소리에 그는 쿡쿡 웃었다. 바스락 바스락, 봉지 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 뭔가 또 사 들고 오셨군.
얼른 옷 위에 떨어져 있던 감자칩 가루를 털어내고, 구겨진 이불도 깨끗이 편 다음 문을 열었다.
"드을...어와!"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뭐 숨길게 있다고. 앗 설마!"
설마 뭐!
"야한 책?"
"야!"
퍽, 소리나게 배게를 들어 안면을 강타했다. 헉, 내가 생각해도 너무 세게 들어갔다!
"아하하, 역시 츄덬이 힘은 변함이 없네."
"웃음이 나냐?"
"응, 웃음이 나. 하하하."
"어휴 그래, 너 잘났다."
또 그는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웃는 얼굴 만큼은 정말 흠 잡을데가 없다.
다른 친구가 '쟤는 정말 맑게 웃는 애네'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러고보니 '만약 내가 아이돌을 한다면 이 미소를 최대 무기로 할거야!' 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물론 나는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라면서 호쾌하게 등을 퍽, 쳐 줬지만.
"근데 무슨 일로 갑자기 왔어?"
"아아, 맞다! 이거이거."
검은 비닐 봉지에서 부스럭거리면서 꺼낸것은...
"아, 이거, 이거!!!"
"이거, 너 먹고 싶다고 했었잖아. 오늘 편의점 갔는데 보이길래."
한정판 달콤한 무지개색 푸딩이었다. 얼마 전에 편의점에 같이 갔다가 없어서 시무룩한 적이 있었는데,
고맙게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갔는데 딱! 보이길래 얼른 집어왔지~ 어때? 나 칭찬 좀 해주고 싶지 않아?"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이 녀석이 오늘만큼은 사랑스러워 죽겠다.
며칠을 기다려도 눈 앞에서 번번히 놓쳐버렸던 그 한정판 푸딩!
세상에, 세상에! 진짜 몇 달을 끙끙거리면서 앓았는데..!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A. "고마워!" 라고 말하며 와락 끌어안고 말았다.
B. "달랑 한개?" 라며 장난스레 받아쳤다.